성균관대 "정치활동 위해 강의실 사용 안돼"

세월호 간담회 장소 대여 불허, 추진 학생·유족들 “협소한 판단”
대학가 특별법 제정 호소에 제동

세월호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대학을 돌며 ‘캠퍼스 간담회’를 추진하다가 좌절했다.

성균관대학교는 24일 ‘세월호 유가족 국민간담회 기획단’의 강의실 대여 신청을 ‘정치적 활동’이라는 이유로 불허했다. 기획단은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의 캠퍼스 간담회가 시작된 22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강의실 대여 신청을 냈다. 하지만 불허 결정에 따라 24일 경기도 수원시 자연과학캠퍼스에서 예정된 간담회와 26일 서울 종로구 인문사회캠퍼스 인문관에서 예정됐던 간담회를 강의실에서 열 수 없게 됐다.

성균관대의 한 관계자는 “강의실은 교육에 준하는 다양한 활동을 한다는 것에 한해 사용 승인을 해 주는 것”이라며 “정치적인 행위나 이슈에 대한 특정 종교의 주장을 전달하는 행사 용도로 이용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가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부분도 고려해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기획단 소속 학생들은 이날 오후 교내 인문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했다. 기획단의 신민주(20·여)씨는 “학생들은 정치적 사안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해야 하지 않느냐”며 “교육적 측면에서 어긋난 처사”라고 비판했다.

대책위의 유경근 대변인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결정한 것은 협소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지난 22일부터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대학 캠퍼스를 방문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고 있다. 23일에는 서울대와 고려대, 동국대, 서울여대를 방문해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약 1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세월호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편 7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유병언(사망) 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대균(44)씨가 과거 부친의 지시로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를 차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유병언씨가 청해진해운의 실질 소유주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24일 인천지법 형사12부(이재욱 부장판사) 심리로 대균씨의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계열사 소쿠리상사와 몽중산다원 임직원들은 “유병언씨가 ‘대균이를 대표이사로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정선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