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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창의력”

입력 : 2014-09-25 12:02:07 수정 : 2014-09-25 1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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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남 우리들병원 안용 병원장 “끈질긴 연구가 좋은 치료법 만든다”

 

삶의 질을 판단하는 지표가 다양해지면서 단순히 기대수명을 연장시키는 것뿐 아니라 노후에도 건강하고 활동적인 인생을 영위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척추를 비롯한 관절 건강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인만큼 보다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의 요구가 확산되는 추세다.

우리들병원은 척추 신경외과, 척추 정형외과, 척추내과, 척추 재활과 등 세분화된 각 분야의 전문의들이 환자를 진료한다. 고난도 내시경 시술에 있어서도 1000~3000회의 시술경험을 보유해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을 표방하는 척추전문병원이다.

최근에는 태국 방콕의 명문 국립대학 출라롱컨 대학교(Chulalongkorn University)에서 워크숍을 개최해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등 11명의 척추 전문의가 참여한 가운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최초침습 척추치료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25일 우리들병원 안용(49) 병원장을 만나 그의 병원 운영 철학에 대해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안 원장과의 일문일답.

- 병원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들 병원은 지난 1982년 부산에서 신경외과로 개원했다. 지역병원에서 시작해 32년 동안 이어져 대표적인 척추 전문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해외에는 두바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터키 이스탄불 등에 진출해 있고 국내 각 지점은 총 직원 1900여 명 중 의사 수가 160여명에 이른다.”

- 척추 분야를 집중적으로 치료 연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동안 뇌 분야에 비해 정작 실생활과 연관이 되는 척추분야는 실질적인 치료가 많이 행해지지 않았다. 선택과 집중의 개념은 최근에 등장했지만, 그 당시에 이미 환자들에게 필요한 진료를 하자고 생각했다. 우리들병원의 경우 30여 년 간 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하다 보니 척추 질환의 치료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 병원에 내원하는 외국인 환자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누적 통계로는 중국과 미국, 러시아 일본 순으로 환자 수가 많다. 최근에는 추세가 바뀌어 2010년 이후에는 두바이나 아랍에미리트 등 이슬람 국가나 몽골, 카자흐스탄, 동남아시아에서도 많이 찾아온다. 원내 시스템과 서비스가 체계화돼 있어 외국인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특히 자국에서 제공되지 않는 적극적인 시술을 부작용 없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 요인이다. 원내에 해외 환자 센터가 병원 있어 이들을 전담하는 전문가들이 상주하고 있다. 아랍어, 몽골어는 물론 스페인어 등 각국의 언어 전공한 직원을 채용한다. 언어와 문화가 하나의 축이라면 다른 축은 의료기술이기 때문에 언어뿐만 아니라 의학적 지식을 트레이닝 한다.”

- 해외 진출 현황과 현지에서의 반응은 어떠한가.

“해외 진출의 장점은 우선 국내의 앞선 의학 기술을 소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에서의 반응은 매우 좋다. 치료를 받으면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니 입소문을 타고 환자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일단 치료결과가 좋으면 환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각 국의 행정적인 규제로 인해 의료 면허의 공유가 쉽지 않고 의사 교육이나 언어 등의 문제가 있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본투자 없이 기술력과 시스템 자체를 수출하는 방법으로 워크숍을 진행 중이다.”

-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최소 침습 수술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기존 척추 수술은 피부를 가르고 근육을 벌려 수술을 했기 때문에 환부는 치료가 되지만 출혈량이 많을 뿐 아니라 주변의 정상조직이 파괴되고 또 다른 부작용이나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었다. 출생률은 낮지만 사람들은 오래 사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퇴행성 질환의 발생 비율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질환들을 모두 전통적인 방법으로 수술하다보니 수술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환자들도 많았다. 최소 침습 수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진에 의해 꾸준히 개발된 수술법이다. 수술의 효과는 기존과 동일하지만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시술 수준으로 최소화했다. 최소 침습의 핵심은 환부로 직접 접근하면서 정상조직을 보존한다는 개념이다. 의료기술이 발전할수록 보존할 수 있는 정상조직이 늘어나는 미세침습치료가 가능해진다.”

-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력, 창의력이다. 이는 한 분야에서 오랜 연구를 통해 잔뼈가 굵어간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가치다. 스스로 체득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토대로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철학이 제일 중요하다. 척추치료에서도 마찬가지로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천착하는 자세, 끈질긴 연구 자세가 있어야만 기존에 없던 좋은 치료법이 나올 수 있다. 최근에는 특히 척추 질환 부분에서 과잉진료에 대한 우려가 만연해 있는데, 한편으로는 틀에 갇혀 지나치게 방어적인 치료 또한 경계해야 한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대척점에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부추기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겉으로는 양심적인 진료를 표방하며 실제로는 병원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의사들도 문제다. 학계 뿐 아니라 일반 언론에서도 제대로 된 치료를 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검증을 해야 국내 의료계가 발전할 수 있다. 나 역시도 항상 스스로에게 제대로 된 치료를 하고 있는지 반문하곤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이 병원에는 故 백남준씨가 선물한 작품이 걸려 있다. 작품 속 ‘안심낙관’은 ‘희망을 가지고 마음을 편안히 가진다’는 의미다. 이 말처럼 환자들이 안심하고 자기 몸을 맡길 수 있도록 병을 치료하는 것이 우리들병원의 철학이다. 나의 꿈은 이곳을 문무를 겸비한 병원, 즉 의학적 연구와 실질적 치료를 동시에 겸비한 세계적인 일류 병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많은 척추 환자들이 안심하고 표준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와 연구를 계속하고 끊임없이 고민하겠다. 15년 째 같은 병원에서 근무해 왔고, 지금은 병원장으로서 일하고 있지만 환자 진료 이외에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의사로서의 마음가짐과 CEO로서의 마음가짐이 동시에 필요한 위치다. 둘 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계속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개원의나 경영자로서의 소질보다는 학자로서의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고 논문을 작성해 학회에 발표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느낀 경험이나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과학적인 연구 성과로 발표해 보존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헬스팀 이새하 기자 lish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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