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해줄 법망 없어 처우 열악

대리운전 3년차 K씨의 월평균 수입은 약 250만원. 하루평균 10만원씩 월 25일(주6일)을 일한다는 전제로 계산한 액수다. 그러나 K씨가 손에 쥐는 것은 절반도 안 되는 123만원에 불과하다. 대리업체 등에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돈도 많지만, 업체의 지원이 거의 없다시피 한 탓에 교통·통신비 등 활동비까지 알아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무부담 비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것은 업체 수수료다. 무조건 손님에게서 받는 금액의 20%다. 최대 35%까지 챙기는 지역도 있다. 업체에서 의무적으로 가입시키는 대리운전보험료도 모두 개인부담이다. ‘대리운전업’ 시스템의 핵심인 앱은 개당 월 사용료가 1만5000원이고, 최소 4∼5개를 사용한다. 콜마다 경쟁이 심해 내용을 보지도 않고 일단 클릭하다 보면 건당 500원인 콜 취소 벌금을 내지 않을 수가 없다.
26일 업계와 대리기사 관련 단체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리기사는 수도권에 15만명, 전국적으로는 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관련법이 없다보니 정부기관과 공무원이 개입할 제도적 근거도, 담당 공무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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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기사들이 25일 새벽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주변에서 호출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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