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동학대특례법 시행… ‘못난 어른’ 반성 계기 삼아야

아동을 학대하면 중벌에 처하는 아동학대 특례법이 오늘부터 시행된다. 이 법에 따라 아동학대 범죄자는 최고 무기징역으로 처벌하고, 상습적으로 학대한 부모의 친권도 빼앗는다. 아동보호시설 종사자의 어린이 학대범죄 신고도 의무화했다.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없는 유아와 어린이를 학대하는 행위를 중범죄로 다스리겠다는 의지를 담은 법이다.

유아와 어린이는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할 권리를 가진 인격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동 학대는 심각하다. 2005년 4633건이던 아동 학대 건수는 2013년 6796건으로 늘었다. 학대가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실제 학대는 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을 터다.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고 22개월 된 아들을 주먹으로 때려 장 파열로 숨지게 한 어머니, 미운 남편과 닮았다며 5세 아들을 굶겨 영양실조에 걸리게 한 어머니, 8세 의붓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12세 난 피해자의 언니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계모도 있었다. 부모가 한 짓이라고는 차마 믿기 힘든 학대 행위다. 부모가 아니더라도 인두겁을 쓰고는 할 수 없는 짓이다.

상처받은 어린 영혼은 피해 의식으로 인해 평생 정상적인 성장을 하기 힘들다고 한다. 메릴린 먼로의 자살과 요절한 마이클 잭슨의 성형중독도 아동학대의 후유증이라고 할 정도다. 어린이의 미래를 파괴하는 무서운 범죄가 아동학대다. 아동학대가 판치는 사회는 결코 밝고 건강할 수 없다.

그러나 법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아동학대는 사라지지 않는다. 부모된 사람의 인식을 바꾸는 일이 절실하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드물다. 하지만 자식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소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낳아주고 키워주니 함부로 다뤄도 된다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 아동은 존중받아야 할 독립적 인격체다. 어른이 학대를 하면 아동은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 아동학대 특례법은 아동을 보호하는 마지막 보루일 뿐 해결책이 아니다. 많은 이 나라 부모들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

학대받는 아동을 보호하자면 충분한 예산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말만 요란한 정책을 늘어놓고 예산과 인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모래성 대책이 될 수밖에 없다. 어린이들이 학대받지 않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어른들의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