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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北 쌍둥이 자매 빗속 ‘우애의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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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02 19:57:53 수정 : 2014-10-03 0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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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혜성 각각 7·9위로 골인, 역주 내내 사이좋게 뛰면서 격려
마라톤 감독 아버지 밑 14세때 입문, 늘 함께 훈련하며 국제대회서 호흡
바레인 키르와 1위·한국 김성은 8위
북한의 쌍둥이 자매 마라토너가 우애를 뽐내며 역주했다.

북한 김혜경·혜성 쌍둥이 자매는 2일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마라톤 42.195㎞ 풀코스 레이스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 각각 7위(2시간36분38초), 9위(2시간38분55초)로 들어왔다. 1993년 3월 9일 생으로 올해 21세인 이들은 키가 153㎝로 똑같다. 배번이 동생 김혜경(1200번)과 언니 김혜성(1201번)을 구별하는 유일한 표시다.

북한의 쌍둥이 자매 마라토너인 언니 김혜성(왼쪽 세번째·배번 1201)과 동생 김혜경(왼쪽 네번째·배번 1200)이 2일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마라톤에서 출발 5㎞ 지점인 인천 송도의 센트럴파크역 지점을 통과하며 역주하고 있다.
인천=김범준 기자
이들 자매는 15㎞ 지점을 53분04초에 4, 5위로 동시에 통과한 뒤 10㎞ 이상 옆에서 나란히 달렸다. 둘은 사이좋게 뛰면서 음료수를 마시고 서로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도록 격려했다. 기록이 나은 동생이 약 27㎞ 지점부터 언니보다 앞서 나가기 시작하며 선두권을 따라갔지만 막판에 힘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순위는 밀려나고 말았다.

이들이 국제대회에서 호흡을 맞추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8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김혜경이 8위(2시간35분49초), 김혜성이 14위(2시간38분28초)에 올랐다. 석달 뒤 싱가포르에서 치러진 마라톤 하프코스에서도 김혜경이 1위에 올랐고 김혜성은 2위를 기록했다. 올해 4월 평양에서 개최된 만경대상마라톤대회에서도 자매가 1, 2위를 휩쓸었다.

이들은 마라톤 감독인 아버지를 이어 14세에 마라톤에 입문했다. 지금도 평양체육단에서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자매가 북한 여자 마라톤의 간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선의의 경쟁 상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좋은 기록을 내는 데 자극이 되기도 하고, 힘들 때 격려도 한다. 동생 김혜경은 올해 최고 기록이 2시간27분05초이고 언니 김혜성은 2시간27분58초로 아시안게임 메달을 노렸지만 만족스러운 기록을 내지 못했다.

한편 한국 여자 마라톤의 간판스타 김성은(25·삼성전자)은 이날 16명의 출전자 중 8위(2시간38분16초)에 올랐다. 김성은의 기록은 지난해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작성한 개인 최고 기록(2시간27분20초)보다 많이 떨어진다. 김성은이 8위에 그치면서 한국은 1990년 베이징대회 이미옥(동메달) 이후 24년째 여자 마라톤에서 메달 구경을 하지 못했다.

금메달의 영예는 2시간25분37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케냐 출신의 귀화 마라토너 에우니세 젭키루이 키르와(30·바레인)가 차지했다. 개인 최고기록이 2시간21분41초로 세계 최정상급 마라토너인 키르와는 바레인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고 귀화시킨 선수다. 그는 올 시즌 최고 기록이 2시간31분대에 머물렀으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노익장을 뽐내며 정상에 올랐다.

인천=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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