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가 수장고 방치… 대여작 분실한 경우도
태권도원, 인건비가 수익의 2배… 개선 시급 올해 전북에 문을 연 무형유산원과 태권도원 등 국립기관 2곳이 제 역할을 못해 빈축을 사고 있다.
20일 이들 기관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이상일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무형유산원이 사들였거나 문화재청으로부터 넘겨받아 보유 중인 전승자 작품은 총 950점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본원 전시관에 전시하거나 다른 유관기관에 빌려주는 식으로 전시된 작품은 262점(27.6%)에 불과하다.
무형유산원의 보유작품 72%가 일반인이 볼 수 없는 수장고에 방치되고 있다. 작품 자체를 잃어버리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올 2월 주러시아문화원에 장기 대여해준 작품 66점 중 10점이 분실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의원은 “허술하고 방만한 관리실태의 전형이 아니겠냐”며 “즉각 실태조사를 벌여 훼손되거나 분실된 대여 작품은 변상을 요구하고, 수장고에 방치된 작품은 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4월 전북 무주 덕유산 자락에 문을 연 태권도원은 한 달 평균 수익이 1억여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태권도원이 개원한 이후 7월까지 4개월간 수익은 5억원으로 월 평균 1억2000만원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직원 인건비로 10억2000만원이 지출됐다. 수익의 2배를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태권도원의 대표적인 시설물로 태권도 시합과 시범경기를 치를 수 있는 태권도 전용경기장도 같은 기간 이용건수가 9건(이용률 7%)에 불과했다. 국립태권도원은 국비 2153억원을 포함한 지방비와 기부금 등 총 2475억원이 투입됐다.
태권도원의 개장 초기 입장료(4000∼6000원)가 너무 비싸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면서 입장료를 3000∼4000원으로 내렸다. 하지만 그동안 무료였던 전망대 모노레일 탑승을 유료(2000원)로 전환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수익은 저조하지만 인건비는 기초단체장 급여 수준을 넘어 과다 지출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태권도원의 일부 고위직 임금 수준은 전북도 내 기초단체장 급여 수준을 넘어서거나 고참급 서기관·사무관 수준에 이른다. 태권도원 사무총장의 연봉은 9430만원이며, 본부장(1급)과 부장(2급)의 연봉은 각각 7537만원, 6311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 의원은 “태권도원은 우리 국기인 태권도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자긍심을 심어주는 시설”이라며 “차별화된 중장기 운영전략을 다시 세워 많은 국민들이 사랑하고 자주 찾는 시설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전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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