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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85세 우제봉 할머니 "최고령 실버 전문가가 꿈"

입력 : 2014-11-06 13:37:49 수정 : 2014-11-06 13: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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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원격대학원 실버산업전공 학위 도전

“저는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아이들은 저를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공부는 평생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노년으로 접어들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80대 고령의 연세에도 석사학위에 도전하는 이가 있다. 바로 우제봉(85) 할머니다.

우 할머니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노년층에 대해 연구하고자 올해 초 숙명여대 원격대학원 실버산업전공에 지원했다. 당시 면접을 봤던 김숙응 실버산업전공 교수는 지원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지만 혹여 수업에 적응하지 못할까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학생들 중 최연소자가 할머니와 예순 살 차이가 나요. 그럼에도 열정은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아요. 또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죠? 그 말처럼 연륜이 있으셔서 그런지 시야가 굉장히 넓으세요”

우제봉 할머니(85)가 서울 숙명여대 교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제봉 할머니(사진 왼쪽)와 숙명여대 김숙응 실버산업전공 교수(사진 오른쪽)가 손을 맞잡고 교정을 걷고 있다.
김 교수의 칭찬처럼 우 할머니는 감각이 젊은 사람 못지않다. 인터넷 수업이 주를 이루는 원격강의 특성에도 컴퓨터를 웬만한 20대 대학생만큼 잘 다루는데다 스마트폰 사용에도 능숙하다.

또 한 달에 두 번씩 있는 오프라인 수업에도 빠짐없이 참여해 발표를 하는 등의 열의도 갖췄다. 두 달에 한 번씩 있는 노인과 관련된 책 독후감 레포트도 매번 빠짐없이 제출했다.

얼마 전에는 현장실습의 일환으로 김 교수와 같이 탑골공원과 콜라텍도 다녀왔다. 노인들의 여가문화에 대한 ‘민낯’을 보아야 조금 더 이들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다.

우 할머니는 “콜라텍서 서로 마주 보고 추는 게 아니어서 그런지 깜짝 놀랐어요. 부킹도 해봤지만 영 쑥스러웠어요”라며 나지막이 웃었다.  

이 밖에도 이날 두 사람은 실버전용 영화관에서 영화도 보고, 노인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하며 실버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단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젊은 사람들이 이들에게 갖는 고정관념이 있어요. 노년층은 더럽고 냄새나고 힘없을 거라 많이 생각들을 하는데 이런 고정관념을 버려야 실버문화가 건강하게 자리 잡고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어요”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우 할머니는 앞으로 실버산업이 전도유망한 국가 핵심 산업이 될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경제력을 가진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점점 실버층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노년 의료비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노인과 헬스케어 산업은 같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의 궁극적 목표는 건강하게 살다 죽기를 원하기 때문이에요. 때문에 국가 정책도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해요”라며 힘주어 말했다.

우 할머니는 이를 위해 앞으로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 번째는 어린 시절 장래희망이었던 의상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결혼과 육아 때문에 잠시 꿈을 미뤘지만 노인들을 위한 의상을 제작하고 싶단다. 노인이 될수록 팔은 짧아지고 골반은 커지지만 이런 특성을 고려한 기성복은 국내에는 아직 전무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박사학위를 밟아 국내 최고령 실버산업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헬스팀 최성훈 기자 cs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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