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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쫓으려 '벌컥벌컥'…방전되는 청소년들

관련이슈 2015학년도 수능 시험

입력 : 2014-11-07 20:01:26 수정 : 2014-11-11 1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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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카페인' 에너지음료, 수험생 판매 급증…불면증·복통 부작용 우려
“커피도 마시는데 에너지 음료는 왜 못 마시겠어요.”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울 중구 정동 A고 앞 편의점. 학교 정문에서 약 50m 떨어진 곳에 학생 10여명이 몰려들었다. 대부분 학생들은 빵과 음료수 등 간식거리를 챙겼지만 3명은 에너지 음료수를 골랐다. 신모(18)양은 “잠을 쫓기 위해 마시기도 하고, 그냥 맛있어서 마시기도 한다”며 “일주일에 에너지 음료 3∼4병을 마신다”고 말했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지난 2월부터 초·중·고교 내 매점과 우수판매업소에서 에너지 음료의 판매가 금지됐다. 에너지 음료가 카페인 함유량이 높아 청소년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능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학교 인근 편의점에서 에너지 음료수 판매가 치솟고 있다. 교내 편의점에서 판매하지 않자 학교 밖 가게에서 학생들이 에너지 음료를 구입하는 데 따른 현상이다. 길거리 자판기에서도 에너지 음료가 판매된다.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정모(18)군은 “이제 물 대신 에너지 음료를 마시고 있다”며 “학교 내 매점에서는 판매하지 않지만 학교 앞 편의점에서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층 사이에 깊이 파고든 에너지음료는 상당량의 카페인이 포함돼 있어 오히려 불안감을 유발해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피로를 누적시키는 등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인터넷상에서는 ‘각성 효과가 높은’ 에너지 음료를 만드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수능 수험생들의 카페 ‘수만휘’에는 최근 2개월 사이에 에너지 음료의 효능에 관한 글이 30여건 게시됐다. 올해 상반기 관련 글이 4∼5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6배나 늘었다.

에너지 음료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실이 지난해 중·고교생과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에너지 음료 섭취 경험자 가운데 60%가 카페인 각성효과로 수면장애와 복통 등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과 호주에서는 에너지 음료를 과다 복용한 청소년이 사망하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유숙 교수는 “에너지 음료 한 캔에는 많게는 170㎎ 이상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며 “이는 체중 50㎏인 학생의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125㎎)을 훨씬 웃도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음료를 섞는다고 각성효과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불면증이나 흥분상태가 나타날 수 있고, 각성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중독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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