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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대출, 중소기업 추월 기세…빚폭탄 뇌관

입력 : 2014-11-09 20:20:29 수정 : 2014-11-09 20: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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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0조씩 급증… 경제 뇌관 우려
자영업자의 빚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의 절반에 불과했던 것이 이젠 중소기업을 뛰어넘을 기세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로 자영업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의 빚은 한국경제 뇌관인 전체 가계부채 중에서도 특히 폭발 위험성이 큰 부채로 지목된 지 오래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터에 내수 불황까지 겹쳐 수익성은 떨어지는데 빚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대출 급증세는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궁색한 처지를 말해준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010년 말 94조원에서 해마다 10조원가량씩 늘어 지난 10월 말 134조원에 육박했다. 3년10개월 새 금액으로 40조원(42.4%)가량 증가한 것이다. 반면 자영업자를 제외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57조2100억원에서 146조6600억원으로 6.7%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자영업자 대출이 머지않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을 추월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올해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사실 최근 수년간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인 것은 자영업자 대출”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중 절반이 자영업자 빚”

자영업자 총부채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중 절반가량이 자영업자 몫이라는 분석이 있다. ‘자영업 대출’이라는 꼬리표가 붙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주택을 담보로 잡히거나 신용으로 빌린 돈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영업자의 가구당 부채는 임금근로자의 2배 수준”이라며 “1000조원 가계부채의 절반 정도는 자영업자 빚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자영업자 빚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가계부채인 ‘가계 및 비영리단체’ 부채는 6월 말 1242조원에 달했다.

자영업자의 빚은 사실상 가계부채이지만 은행들은 자금용도가 사업 목적일 경우 이를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한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자금을 적극적으로 빌려줬다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자영업자 대출을 늘린 결과다. 5개 주요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말 264조8000억원에서 올해 10월 말 280조6000억원으로 15조8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중 60%(9조5000억원)는 자영업자 대출이다.

◆자영업자 빚, 경제 뇌관되나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갈수록 악화하는 흐름이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평균 월 매출은 2010년 990만원에서 지난해 877만원으로 줄었다. 반면 2010년 평균 7540만원이었던 음식·숙박업 창업비용은 지난해 9230만원으로 늘었다. 자영업 가구의 평균 부채는 이 기간 7131만원에서 8859만원으로 1728만원(24%) 급증했다. 줄어드는 수입, 늘어가는 비용의 간극을 메운 건 결국 부채였다. 은행마다 자영업자 대출 상환연체율은 소폭이나마 상승 추세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자영업자 대출은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지만 그 본질은 가계부채이며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빚 폭탄’으로 지목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며 “엄격한 대출심사 등을 통해 증가세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석 연구원은 “경기침체의 충격에 가장 쉽게 노출되는 것이 자영업자 대출”이라며 “자영업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채무상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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