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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중 경제주도권을 둘러싼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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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16 22:55:16 수정 : 2014-11-16 22: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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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에이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 정상회의에서는 많은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한·중 정상회담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외교가의 매우 의미있는 몇몇 소식이 묻혀버렸다.

우선 정상들 간에 일련의 회동이 있었다. 이번 에이펙 정상회의가 11월에 개최된 이유는 미국의 중간선거와 호주 G20 정상회의에 연이어 참여해야 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순방 일정을 고려한 결과다. 그리고 시진핑 중국주석은 11일 저녁 처음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주석 관저에 초대해 비공식 저녁만찬을 열었다. 러시아와 미국 정상 간에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첫 조우가 있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도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하던 말레이시아항공기 MH-17편 격추사건으로 호주인 및 거주자 37명이 사망한 후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면담했다. 시 주석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처음 악수를 하면서 개최국으로서의 예를 갖췄다.

그동안 관계가 소원했던 정상들 간의 만남이 이뤄지면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면에는 미국과 중국 간의 자유무역지대 창설의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날카로웠다. 그러나 첫 번째 승자는 중국이었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국제정치학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자유무역지대 창설의 구상으로 2008년부터 이른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해왔다. 지금까지 역내 11개 국가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중국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협정’(FTAAP)의 ‘로드맵’에 대한 지역 국가의 동의를 의제화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미국은 TPP에 대한 지지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했다. 미국은 에이펙회의가 개최되기 이틀 전 TPP 참여 동의국을 소집해 개별적인 다자회의를 주재한 것이다. 이 회의를 통해 미국은 TPP합의문을 발표하려 했으나 이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반면 중국은 에이펙 회원국으로부터 FTAAP에 대한 회원국 간의 공동전략연구를 포함한 로드맵을 소개하고 지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에이펙 개최 전 수개월 동안 FTAAP 로드맵에 대한 역내 국가의 지지 확보에 외교적 고초가 많았다. 그럼에도 중국의 FTAAP가 역내 국가의 지지를 얻은 결정적인 원인은 그 기본 개념이 배타적이지 않고 포용적이며 포괄적이기 때문이었다. 중국은 TPP의 대항마로 통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보다 더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개념에 기반한 FTAAP를 올해부터 적극 추진했다. FTAAP의 경제 규모가 전 세계 인구의 40%와 전 세계 총생산의 55% 이상을 차지하면서 세계 경제는 2조4000억달러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TPP로 증가할 수 있는 2230억달러나 RCEP의 6640억달러보다 몇 배나 뛰어넘는 수준이다.

따라서 지역경제통합문제에 대한 역내 분위기는 배타적이지 않고 포용적이고 포괄적인 지역주의에 기반한 것을 선호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FTA를 체결한 우리로서는 여유를 가지고 지역경제통합에 대한 외교적 전략에서 벗어나 역내 분위기를 고려한 전략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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