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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몬교, 이상 사회를 개척하는 평신도 교회'

입력 : 2014-11-18 17:16:18 수정 : 2014-11-20 11: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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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가정, 건전한 사회'…가정 실패가 가장 두려운 적

일명 '몰몬교'로 불리는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The Church of Jesus of Latter-day Saints・이하 LDS)'. LDS는 미국 버몬트주 샤론에서 태어난 조셉 스미스2세가 1830년 4월  뉴욕주 파이에트의 한 시골농장에서 6명의 성도들과 함께 설립한 교회다. 몰몬교란 호칭은 LDS가 몰몬경을 성경과 함께 교회의 주요 경전으로 여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몰몬경'은 기원후 4세기쯤 고대 미 대륙에 살았다는 선지자 '몰몬'이 당시 전해져 내려온 미 대륙의 역사적 내용을 금판에 기록한 원본을 1827년 조셉 스미스2세가 발견해 영어로 번역, 출간한 책이라는 것. LDS는 이 책을 조셉 스미스2세가 하나님이 보낸 천사 모로나이의 계시를 받고 쓴 것으로 믿는다.

몰몬교는 지금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북아시아지역의 '지역칠십인'인 오희근 장로가 교회에 대한 설명을 진지하게 하고 있다.

지금의 LDS는 조셉 스미스2세의 후계자 브리검 영이 1847년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 동부에서 서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로 옮겨 교세를 발전, 확장시켰다. 브리검 영은 유타주의 초대 지사를 지내기도 한 인물이다. 지금 유타주 인구 절반 이상이 LDS인들이다.

사실, LDS하면 우리는 반듯하고 단정한 정장차림에 영문명의 명찰을 앞가슴에 부착한 서양 청년들을 떠올리곤 한다. 또, 1890년 이미 교회의 공식선언으로 종지부를 찍은 일부다처제를 신봉하고, 백인우월주의에 따른 인종차별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신종교라는 불명예를 현재까지 안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교회의 안을 들여다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와 부활,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기본 믿음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리나 의례 면에서는 개신교에 가깝고, 조직 면에선 가톨릭과 유사할 정도로 촘촘하고 중앙집권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LDS에는 보수를 받고 일하는 성직자가 없다. 가톨릭의 교구장에 해당하는 ‘스테이크 회장’과 일반 교회의 목사와 같은 '감독'을 평신도 중에서 선임해 교회를 운영해 나가는, 일종의 평신도 운동의 성격을 지닌 게 특징이다.

교회 조직도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최고 지도자 조직으로 3인으로 구성된 '제일회장단'이 있다. 이 회장단은 사실상 LDS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 교회 본부에 있다. 제일회장단 아래엔 12인으로 구성된 '십이사도정원회'가 있다. 십이사도정원회는 제일회장단의 지시 아래 교회의 일체 사항을 감리, 감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LDS의 최고 수장인 제일회장단의 교회 회장은 언론출판 경영인 출신인 미국인 토머스 에스 몬슨(87)이고, 브리검 영 아이다호 대학총장 출신인 헨리 비 아이어링(80)과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 수석 부사장 출신 디이터 에프 우흐트도르프(73)가 보좌역을 맡고 있다. 제일회장단과 십이사도정원회의 구성원들은 모두 종신직이다.

또, 십이사도회 아래 70명을 정원으로 하는 '칠십인정원회'가 제1정원회에서 제8정원회까지 있다. 제일회장단과 제2칠십인정원회까지의 구성원을 이른바 '총관리역원'으로 부른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생업을 갖지 않고 전임으로 세계 선교사업을 관장하는 임무를 갖고 있고, 제3칠십인정원회부터 제8칠십인정원회에 속한 이른바 '지역칠십인'은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세계 지역을 나눠 관리하는 평신도 지도자로서 보면 맞다.

촘촘하고 중앙집권적인 교회 조직

교회의 조직구성은 큰 지역(Area), 지역(region), 스테이크(stake), 와드(ward), 지부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여기서 '스테이크'는 보통 회원수가 200명에서 400명 정도 규모의 단위교회인 '와드'가 2~4개가 모여 이뤼진 조직을 말한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LDS템플스퀘어의 전경. 이곳엔 솔트레이크 성전을 비롯해 컨퍼런스센터, 교회본부 빌딩, 가족역사도서관 등 LDS관련 건물들이 모여 있다.

한국LDS는 북아시아지역(area)에 속한다. 북아시아지역엔 한국을 비롯, 일본, 홍콩, 괌 등이 포함되는데, 한국 교회는 크게 서울・대전・부산 지역으로 나누고 있다. 현재 이른바 '지역칠십인'인 오희근・김창호・정태걸 장로가 지역을 각각 나눠 맡고 있다. 이들 3인이 한국LDS의 대표성을 띤다고 보면 된다. 현재 한국LDS는 전국 16개 스테이크와 6개의 지방부, 128개 단위교회(와드)로 조직돼 있다. 이 지역칠십인 중 서울·경기 지역을 맡고 있는 이가 바로 오희근 장로다.

이와 관련, 오 장로는 "일반인이 처음 LDS의 조직편제를 보면 상당히 복잡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교회 기본단위 조직인 와드의 경우 1명의 감독과 2명의 보좌로 구성된 감독단이 모든 회원들은 물론이고 조직 및 모임을 총괄 관리하고 있다"면서 "회원들이 자신의 미션에 따라 대제사그룹, 장로정원회, 제사정원회, 교사정원회, 집사정원회 등에 속해 교회를 이끌어가는 조직으로 보면 맞다"고 말했다.

이밖에 LDS는 세계적으로 조직된 여성 모임인 '상호부조회'를 비롯, 매주 일요일 경전 공부를 하는 모임 '주일학교', 12살부터 17살까지의 청소년들로 구성된 '청남・청녀회', 3살에서 11살 어린이들의 공부모임인 '초등회' 같은 보조조직을 두고 있다. 이같은 조직은 세계 모든 교회에 동일하게 존재한다.

교세도 세계적으로 만만치 않다. 미국에서는 가톨릭, 남침례교회, 연합감리교회에 이어 4번째로, 캘리포니아에서만 회원이 100만 명이 넘는다. 2013년 말 현재 세계 178개 선교 국가에 회원수가 1500만 명에 이를 정도다. 이중 미국이 630만 명, 멕시코 130만 명, 브라질 120만 명, 필리핀이 70만 명 등 우리나라는 8만5628명이다.

한국 회원수는 실제로 교회에서 침례를 받고 정식 회원 절차를 마친 자로, 교회 전산데이터 프로그램에 정확히 등록된 통계치라고 교회 측은 설명한다. 한국선교는 미국 코넬 대학에서 영양학 박사학위를 수여한 김호직에 의해 1955년 시작됐다.

한국 교인수 8만5천명

LDS는 신구약 성경을 비롯해 '몰몬경', '교리와 성약', '값진 진주'를 표준경전으로 삼는다. 교회 회원들은 이들 경전을 교회 주일학교를 통해 4년 주기로 1년씩 돌아가며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LDS만의 경전인 '교리와 성약'과 '값진 진주'는 초대 선지자 조셉 스미스를 통해 나타난 모세의 계시적 현상이나 내용들이 담겨 있는 것으로 회원들이 일반 성경과 더불어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 교회의 가장 중요한 의식으론 침례와 안수례를 비롯해 안식일 모임, 연차대회, 성전의식을 들 수 있다. 물론 교회 최대 명절로 성탄절과 부활절도 섬기고 있다. 일반 기독교의 일요예배와 같은 안식일 모임은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일반 개신교 예배와 달리 3시간 동안 진행된다.

먼저 남녀 성별, 연령에 따라 구분된 신권회 및 상호부조회 모임 등을 통해 교회 경전을 50분간 공부한다. 이어 10분 휴식을 가진 뒤 주일학교 모임이 40분간 진행되고, 예수의 피와 살의 상징인 포도주와 물을 먹는 성찬식을 갖는다. 성찬식이 끝나면 2~3명의 평신도 중심의 말씀과 간증이 이뤄진다.

서울 창천동에 있는 한국 유일의 LDS성전 건물의 모습. 이국적인 외관이 이채롭다.

또, LDS는 교회 공간을 '성전(Temple)'과 '예배당'으로 구분해 쓰고 있다. 성전은 주로 성전의식만을 행하는 장소로,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성전에 들어가려면 침례를 받고 교회에 들어온 지 1년이 지나야 되고, 충실한 신앙인임을 감독 및 스테이크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정받아야 한다. 현재 성전은 전 세계에 142개가 있고, 한국에는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있는 게 유일한 성전이다.

연차대회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교회 본부에서 1년에 두 차례 열린다. 이 연차대회 때 제일회장단의 교회 회장과 십이사도, 칠십인정원회에 속한 총관리역원이 총 이틀에 걸쳐 연설을 한다고 한다.

이중 LDS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으로 여기는 것은 바로 성전의식. 성전의식의 종류는 성전추천서를 받은 사람이 성전에 들어가 낙원에 갈 수 있는 증표를 받는 의식인 '엔다우먼트(Endowment)', 성전 결혼식에 해당하는 '인봉식(Sealing)', 복음을 듣지 못하고 죽은 조상들을 구원하기 위해 행하는 '대리침례'가 있다.

대리침례와 관련, 오희근 장로는 "요한복음 3장5절을 보면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라는 말씀이 있다"며 "따라서 교회는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도록 침례의식을 치르는 것이다. 그래서 대리침례는 복음을 듣지 못하고 돌아가신 조상들을 위해 후손들이 대신 침례를 받는 구원 의식이다"고 강조했다.

또, 대리침례를 위해 LDS는 '가족역사사업'으로 부르는 족보사업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 스테이크교회마다 1개씩 '가족역사센터'를 설치해 교회의 회원과 비회원을 가리지 않고 역대 조상들에 관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 3400개가 설치돼 있을 정도다.

교회 공간은 '성전'과 '예배당'으로 구분

더욱이 LDS가 미국 내에서 운영하는 복지 프로그램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면서 성공적인 사례를 남기고 있다고 관계자는 말한다. 교회 복지사업의 기본 목표는 ‘자립’이다. 복지 사업은 주로 미국에서 ‘감독의 창고’로 부르는 유통시설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감독의 창고’란 LDS가 운영하는 농장, 목장, 생필품 공장 등에서 생산된 모든 생활필수품들이 진열돼 있는 곳을 말한다.

또, 교회 회원들이 매월 첫째 주 일요일 24시간 동안 금식해 마련한 '금식기금'이 있다. 이 기금은 불우이웃은 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운 회원들을 위해 쓰인다.

이밖에 교육과 취업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영구교육기금'과 취업정보센터가 있다. 이중 취업정보센터는 전 세계 320여 곳에 설립돼 있고 실직되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려는 회원들에게 직업을 알선해 주고 있다. 지난 2010년 한해 전 세계적으로 16만8713건의 취업과 직업훈련을 지원해줬다고 한다.

또, 유타주 프로보시 브리검 영 대학교(BYU)와 선교훈련센터는 청년 선교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이중 BYU는 미국에서 가장 큰 종교대학으로 명문사학으로 알려져 있다. BYU는 학생의 혼전・혼외 성관계를 비롯해 마약이나 알코올 섭취를 허용치 않는 것은 물론, 학업의 부정행위나 복장 등에 제한을 두는 상당히 보수적인 학풍을 가진 대학이다. BYU는 프로보시에 있는 본교를 포함해 아이다호, 하와이에도 있으며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비즈니스칼리지 학생 등 모두 5만여 명이 등록돼 있다.

문화 단체로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몰몬 태버내클 합창단이 있다. 이 합창단은 몰몬교 초기 개척자들이 솔트레이크 계곡에 들어온 1847년 설립됐다. 현재 8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솔트레이크시티 탬플스퀘어의 대예배당에 소속돼 있는 합창단이다. 1929년부터 CBS가 배포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음악과 진리의 말씀'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단원은 남녀 합해 375명이며, 전원 무보수로 활동을 한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은 이들을 '미국의 합창단(America's Choir)'으로 부른 바 있다.

LDS제일회장단의 토머스 에스 몬슨(가운데) 교회 회장과 헨리 비 아이어링(왼쪽)디이터 에프 우흐트도르프 회장.

교회 헌금은 십일조와 금식기금 뿐이란다. 대부분 기독교인들이 내는 감사헌금이나 건축헌금 등은 일절 없다고 말한다.

특히, LDS의 사상 중 눈에 띄는 대목은 가족을 가장 소중한 존재로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회원들은 ‘가정이 지상천국’이라는 생각을 모토로 “가정에서의 실패는 세상의 어떤 성공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는 믿음을 누구나 갖고 있다. 그래서 회원들은 매주 월요일 밤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가정의 밤’이라는 모임을 갖는다.

모토는 '가정이 지상천국'

회원들의 생활 또한 건강율법에 철저하다. 술, 담배는 물론이고 마약, 도박, 카페인 성분이 든 커피나 홍차, 녹차까지도 금하고 있다. 더욱이 주일엔 의도적인 상거래 활동은 하지 않는다.

남녀 간 윤리 면에서도 상당히 보수적이다. 성인이든, 소년・소녀든 이성 간 대화하거나 동석할 때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 이상으로 노출이 심한 의복은 삼간다는 것이다. 교회 내 남녀 간 윤리적인 문제가 생기면 선도위원회를 통해 적절한 조정과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일부 개신교가 지적하고 있는 조셉 스미스와 브리검 영에 대한 지위는 ‘숭배나 신앙의 대상’이 아닌, 단지 ‘존경과 지지의 대상’일 뿐이라고 말하는 LDS.

끝으로, 교회 지도체제와 관련해 '인치(人治)인가, 법치(法治)인가'의 물음에 오 장로는 "교회는 '세상의 왕국'이 아닌, '하나님의 왕국'이다. 세상의 왕국은 소수 인간에 의한 인치나 다수에 의한 법치가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교회는 하나님에 의한 신치(神治)가 이뤄지는 곳이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이건재 기자 jknewskr@segye.com

<종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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