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함포·미사일 장착… 기동력 빼어나
‘제2연평해전’ 영웅 기려 명명, 잦은 고장에 국감서 뭇매 맞기도
이전까지 해군은 전투함에 도시나 호수, 산봉우리 이름이나 역사적 영웅의 이름을 사용했다. 전공(戰功)을 세우고 전사한 동시대 인물의 이름을 쓴 것은 윤영하함이 처음이다. 해군은 2002년 6월29일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제2연평해전’에서 교전 도중 전사한 윤영하 소령을 기리기 위해 고속함 1번함에 윤 소령의 이름을 붙였다.
윤영하급은 남북 해전의 주역인 참수리 고속정보다 크고 강력한 무장을 갖추고 있다. 함수에 장착된 76㎜ 함포는 보통 1000t이 넘는 함정에 탑재된다. 하지만 제2연평해전에서 참수리 고속정의 40㎜ 함포가 위력이 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76㎜ 함포가 탑재됐다. 부포로 쓰이는 40㎜ 함포는 분당 최대 600여발을 발사할 수 있다.
이외에 최대 사거리가 150㎞에 달하는 국산 대함미사일 ‘해성’ 4발을 장착한다. 북한의 스틱스 대함미사일에 비해 4배 가까운 사거리를 갖고 있다.
2002년 제2 연평해전에서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산화한 고(故) 윤영하 소령의 이름을 딴 유도탄고속함(PKG)인 윤영하함. |
하지만 이 워터제트가 윤영하급의 실전배치를 늦추는 원인이 됐다. 윤영하함은 2007년 6월 진수돼 2008년 12월 취역했다. 이후 2009년 6월 서해 2함대에 실전배치됐다. 진수에서 실전배치까지 2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통상 함정의 1번함은 성능을 테스트하고 문제점을 발견해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 취역 준비기간이 길다.
해군이 서해 태안반도 서방 60㎞ 앞바다에서 진행한 훈련에서 문무대왕함을 앞세우고 양 옆으로 유도탄고속함이 기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그럼에도 해군은 운용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드러낸 윤영하급 고속함의 가치를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윤영하급은 NLL에서 1차 방어선 역할을 맡고 있다”며 “대함미사일을 장착해 수십㎞ 밖에서도 북한 경비정을 공격할 수 있는 등 화력이 강화되고 작전 융통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해군은 올해까지 17척의 윤영하급 고속함을 도입해 연안 방어에 투입할 예정이다.
박수찬 세계닷컴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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