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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수도권 1500원대 주유소…'웃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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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03 05:00:00 수정 : 2015-02-15 16: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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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에 리터(ℓ)당 1500원대 주유소가 처음 등장한 이후 1500원대 주유소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경기도에만 총 13개 주유소가 ℓ당 1500원대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다. 수원 A주유소와 평택 B주유소가 각각 1599원, 1598원에 팔고 있다. 고양시에도 11개 주유소가 휘발유 판매가격을 ℓ당 1597원으로 내리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양시 C주유소가 ℓ당 1596원으로 가장 싸다.

인천에도 1500원대 주유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천 남구 D주유소(1597원) 외에 남동구 E주유소와 남동구 F주유소, 남동구 G주유소, 서구 H주유소 등 8곳이 ℓ당 1598원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다. 올 7월 첫째주 이후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21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11월 4주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17.3원으로 2010년 11월 이후 4년만에 최저다.

◆ 서울에도 1500원대 주유소 조만간 등장할 듯

서울의 휘발유 평균판매가격은 ℓ당 1794.06원으로 지난달 26일 1800원 선이 무너졌다. 서울에선 아직 ℓ당 1500원대 주유소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지금 추세로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1500원대 주유소 등장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종로구는 주유소가 단 9곳에 불과한데다 정부부처 고위공무원과 관계자들이 법인카드로 주로 결제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25개 지역구 중 지역내 최저가 주유소의 ℓ당 가격이 1700원을 넘는 구는 종로구와 용산구, 중구 등 단 3곳에 불과했다. 같은 구라도 주유소에 따라 가격 격차가 심했다. ℓ당 1650원 이하에 최저가가 형성돼 있는 지역은 ▲강서구 ▲구로구 ▲ 영등포구 ▲동작구 ▲동대문구 ▲성북구 ▲강북구 ▲광진구 ▲성동구 ▲금천구 ▲양천구 등이다. 나머지 ▲도봉구 ▲은평구 ▲ 서초구 ▲중랑구 ▲서대문구 ▲관악구 ▲송파구 ▲강동구 ▲강남구 ▲노원구 ▲마포구 등은 최저가격이 1600원대 후반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감축 합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유가하락은 더 빨라질 전망”이라며 “우리나라 도입 원유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두바이유의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대로 떨어져 시장에 충격을 줬고, 업계에선 배럴당 70달러선이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같은 전망이 빗나가며 국제유가 하락세가 더욱 가파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국제유가가 국내 휘발유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는 당분간 계속 하락할 전망”이라며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유가 하락, 국내 경제에 일단 '호재'…산업별로 희비 엇갈려

이 같은 유가 하락은 원유 수입국인 우리나라 경제에는 대체로 호재지만 산업계 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배럴당 105달러를 넘나들던 두바이유 가격은 9월 들어 100달러 이하로 떨어지더니 11월엔 80달러 선을 뚫고 내려왔다.

최근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69.09달러까지 하락한 가운데,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712.24원으로 2010년(1710.41원) 평균 수준으로 내려갔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마감가격은 66.15달러로 5년 2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9월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감산 여부를 논의한 끝에 하루 3000만배럴의 현재 생산목표를 유지하기로 한데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며 “이번 OPEC 감산 합의 실패에 따라 원유 가격은 앞으로 배럴당 60달러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우리나라를 포함한 원유 순수입국들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물가가 떨어지면서 소비가 늘고 기업도 생산비가 줄어 생산과 투자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업계와 자동차 업계는 연료비가 절감되는 만큼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최근 한 경제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10% 하락하면 기업 투자는 0.02%, 소비는 0.68%, 수출은 1.19%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국내총생산(GDP)은 0.27%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유가 하락은 보통 국내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분석의 배경은 1%대 초반으로 내려온 저물가에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안정은 반길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유가가 공급 요인으로만 낮아졌다면 긍정적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오히려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면서 수요 부진을 가속화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조선업계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해상 유전 개발을 위한 플랜트 발주가 줄어들 수 있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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