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모(여, 52)씨는 날씨가 추워지면 외출할 때 손에는 두꺼운 장갑을 끼고 양말을 두겹으로 신어도 손과 발이 하얗게 변하고 심하게 시렸다.
병원을 찾은 한씨는 레이노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는 "레이노증후군은 손·발의 가느다란 말초동맥이 추위에 급격히 수축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기온이 뚝 떨어지면 레이노증후군 환자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2013)에 따르면 전체 레이노증후군 환자의 62%가 여성, 38% 남성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환자의 80%가 40대 이상이다. 발병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교감신경이 예민해져 신경 말단에서 혈관을 수축시키는 물질이 과하게 나오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는 “레이노증후군은 온도가 낮아지는 것이 직접적인 발병 요인이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12월부터 3월 사이에 병원을 찾아온다”고 말했다.
레이노증후군은 손발의 색깔 변화가 3단계로 나타난다. 추위로 인해 혈관이 수축하면 피부가 하얗게 변하고, 혈액 내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 색이 파랗게 바뀌었다가 조금 지난 뒤 혈관이 넓어져 붉게 되는 현상이다.
이런 증상이 있다고 무조건 병원에 가야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경미하다. 다만 손발을 장시간 추위에 노출시키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추위에 오랜 시간동안 혈관이 수축하면 손가락·발가락이 두꺼워지다가 궤양이 생기고 심한 경우 피부가 괴사할 수도 있다.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조진현 교수는 “3단계 색 변화와 함께 손·발이 시린 증상이 동반되면 치료가 필요한 레이노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레이노증후군은 전신이 굳는 전신경화증일 때(100%),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일 때(25~50%) 동반된다고 알려져 있다. 전신경화증은 폐렴이나 폐동맥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고, 루푸스는 신장·심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진료가 필요하다.
레이노증후군은 완치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조진현 교수는 “차가운 공기·물을 피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며 “평소에 조깅같은 유산소 운동이나 족욕으로 혈관을 이완시키면 좋다”고 말했다.
추울 때는 두 겹으로 양말을 신고 장갑을 낀다. 몸에 꽉 끼지 않게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다. 증상이 심할 때는 먼저 혈관을 넓혀주는 알파차단제 같은 약물을 복용한다. 약물치료로 나아지지 않으면 수족 부위에 교감신경차단술을 고려한다.
헬스팀 이새하 기자 lishya@segye.com
<게임데일리>게임데일리>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