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지만 둘러싼 권력갈등 영향설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로 드러난 박근혜정부 실세들의 권력 갈등이 군 고위직 인사에도 영향을 미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석연치 않은 이유로 경질됐던 장경욱 전 국군기무사령관(육사 36기)은 최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군에서 잘린 건 거기(박지만 EG그룹 회장)와 가까운 측근 군인들을 검증하다가 (괘씸죄를) 뒤집어쓰고 솎아진 것”이라면서 자신이 파워 게임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장 전 사령관은 재임 반년 만에 기무사령관에서 경질되면서 현 국가안보실장인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 측과 갈등설이 불거진 바 있다.
박 회장의 육사 37기 동기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현 육군 3군사령부 부사령관) 외에도 신원식 합참 작전본부장, 전인범 특수전사령관, 조보근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 박찬주 육군 참모차장, 양종수 육군사관학교장, 김영식 육군 항공작전사령관, 엄기학 1군단장 8명이 중장으로 포진 중이다. 장 전 사령관은 군 내에 박 회장과 가까운 측근들이 영향력을 행세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직속 상관에 대한 충성보다는 다들 바깥에 줄을 대려고 기웃기웃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장 전 사령관의 후임인 이 전 사령관도 1년 만에 경질되면서 군 고위직 인사는 최근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사령관은 박 회장의 육군사관학교 동기이자 오랜 친구로 알려졌기 때문에 박 회장을 견제하는 세력의 힘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낳았다.
박 회장과 청와대 핵심 권력층의 갈등으로 인해 이 전 사령관이 불이익을 당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이 전 사령관에게 본인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위로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군사이버사령관(소장)에서 진급하며 새로 임명된 조현천(육사 38기) 기무사령관의 발탁 배경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조 사령관은 전·현직 군 관계자들로부터 업무 능력과 포용력 등 개인적 능력을 높게 평가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경북 예천이 고향으로 대구고(18회)를 졸업한 조 사령관을 3년 선배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끌어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최 부총리가 ‘문고리 3인방’과 인연이 깊다고 알려져 있어, 이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 측은 기무사령관 인사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