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땅콩리턴' 사무장 조사 거부… 무기력한 국토부

입력 : 2014-12-15 19:11:50 수정 : 2014-12-15 22:38:2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폭언·폭행 등 진술 재조사 불발
기내 목격자 진술도 확보 못해
조양호 회장 “조직 개선” 주문, 오너일가 변화는 제외 도마에
국토교통부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램프 리턴’ 사건을 조사하면서 줄곧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국토부는 애초 15일 조 전 부사장의 지시로 비행기에서 쫓겨난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이 검찰 조사에서 폭언,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재조사하려 했지만 불발됐다. 박 사무장이 조사 출석 요구를 위한 국토부의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에 이날 아침까지 일절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그간의 활동 내용과 향후 조치계획 등을 설명하는 것으로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박 사무장이 국토부 조사를 거부한 것은 국토부 조사를 불신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국토부의 조사단 6명 가운데 항공안전감독관 2명은 대한항공 출신으로 확인돼 공정성 시비가 일었다. 게다가 조사를 받기 전 대한항공 측에서는 이들의 존재를 언급하며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압박했다는 박 사무장의 진술까지 나왔다. 이런 정황들이 알려졌는데도 국토부는 대한항공 출신을 조사단에서 배제하지 않고, “이들이 기술적 부분 조사만 담당한다”고 해명해 논란을 키웠다.

공정성 여부를 떠나 국토부의 불성실한 조사 자체도 지탄을 받고 있다. 국토부가 사건 초기부터 조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우선 국토부는 박 사무장을 포함한 10명의 승무원과 대한항공 관계자를 조사했지만 사건의 핵심인 폭언, 폭행 부분은 조사를 제대로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의 기내 행동의 결정적인 증거인 목격자 진술도 확보하지 못했다.

국토부가 검찰처럼 강제 수사권을 갖지 못한 게 부실 조사의 근본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토부가 보여준 모습을 놓고 항공관련 사건·사고의 주무부처답지 못한 자세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뒤늦게 수사에 착수한 검찰보다 한참 부실한 조사 내용 때문에 대한항공에 면죄부를 주려고 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