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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식물인간 이등병' 재수사 "집단폭행 없었다" 결론

입력 : 2014-12-17 12:03:19 수정 : 2014-12-17 12: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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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7개월만에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 “선임병들에게 각목으로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한 ‘식물인간 이등병’ 사건에 대해 육군은 “집단폭행 등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육군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발병자인 구모 이병과 소대원, 지휘계선상의 간부, 응급후송 의무병과 군의관, 춘천성심병원 의사, 헌병대 수사관계자 등 41명을 대상으로 재수사를 실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 이병은 2012년 2월 자대배치 후 19일만에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이후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난 구 이병은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육군의 재수사 결과는 구 이병과 가족들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었다.

구 이병을 치료한 의무병(2명), 응급구조부사관, 국군춘천병원 군의관, 춘천성심병원 의사(3명) 등은 “외상은 없었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춘천성심병원 응급센터 경과기록지와 간호기록지, CT․MRI 영상 등 의료기록 일체와 구 이병측이 촬영했다는 후두부 상흔사진 등을 분당 서울대병원 신경외과․성형외과에 보내 자문을 의뢰했다.

그 결과 “발병은 선천성 질환인 뇌동정맥기형 출혈에 의해 발생했으며, 발병당시 외상에 대한 증거는 없고 상흔은 입원 후 발생한 욕창”이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육군측은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뇌동정맥기형은 전체 인구의 1%에서만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라며 “동맥과 정맥이 이어져 있어 출혈이 발생하면 뇌압이 올라가 두통이나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증상이 없으면 사전에 발견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병무청 입영 신체검사에서 이를 발견하려면 신검자에게 조영제를 주사하고 MRI를 찍어야 하는데, 신체검사가 그 정도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논란을 빚은 구 이병의 후두부 욕창은 2012년 3월5일 춘천성심병원 간호기록지 와 욕창발생보고서에 처음으로 기록된 이후, 같은해 6월17일까지 욕창을 지속적으로 치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해 3월9일 ‘욕창없음’으로 기록한 간호기록지에 대해서는 “당시 간호사에게 확인 결과 ‘기존 욕창부위 이외 새로운 욕창 부위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기록했다’”고 육군측은 설명했다.    

부대 내 폭행 여부와 관련해 육군 수사 관계자는 “구 이병이 폭행 가해자로 지목한 3명에 대해 확인한 결과 ‘폭행을 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거짓말탐지 검사를 했다”며 “‘진실(폭행 없음)’ 2명, ‘거짓’ 1명으로 확인되어 거짓반응자에 대한 최면검사와2회에 걸친 재수사를 한 결과, 거짓반응자는 ‘동기생이 발병자에게 딱밤 때리는 것을 목격한 상황이 떠올라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수사진이 해당 동기생에 대해 확인 결과 발병자에 대해 딱밤을 때린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후임병들로부터 생활관에서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면서 계급 구분 없이 상호 딱밤을 때린 사실을 확인했다.

폭행 당시 옆에 있었다고 지목된 병사들은 “집단폭행에 가담한 사실이 없으며 고소 시 법적대응하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병대 부실수사 의혹 역시 정상적인 초동수사가 이루어졌다고 육군측은 결론내렸다.

지난달 구 이병 관련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자 육군은 같은달 11일 중앙수사단장을 중심으로 22명의 수사진을 꾸려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관련자 진술 외에 수사진은 국가인권위원회 예비조사결과와 국가보훈처 심의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군 병원 및 춘천성심병원 의료기록을 압수해 분당 서울대병원에 자문을 의뢰했다.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병사들은 본인의 동의를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했다.

육군 관계자는 “오늘 오후에 구 이병 가족에게 재수사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라며 구 이병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육군측의 이같은 ‘속전속결식’ 재수사는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의 사회적 충격을 고려한 것으로 의혹을 해소해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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