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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불화 등 한국유물 781점 美 홈피서 만난다

입력 : 2015-01-06 18:52:12 수정 : 2015-01-07 01: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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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아시아문화재 4만여점 올려
13∼14세기 제작 고려불화 수준급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도자기 등 우리 문화재가 머나먼 미국 땅에서 대량으로 일반에게 공개됐다. 도자기 조각이 상당수를 차지하지만 온전한 형태의 고려청자와 백자, 분청사기도 많다. 국내에 160점 정도밖에 현존하지 않는 고려 불화도 포함돼 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이 5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한 프리어·새클러 갤러리 한국문화재 소장품 중 고려 불화 3점. 왼쪽부터 관음보살과 그를 경배하는 선재동자가 그려진 수월관음도, 지팡이를 든 지장보살, 아미타불과 여덟보살. 국립중앙박물관은 2010년 이 작품들의 국내 전시를 추진했으나 기증자가 외부 반출을 원치 않아 한국에 오지 못했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제공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의 프리어·새클러 갤러리는 그동안 일반에게 거의 공개하지 않은 아시아지역 유물과 작품 4만691점을 사진촬영해 홈페이지(open.asia.si.edu)를 통해 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디트로이트 출신의 철도차량 제작업자 찰스 랭 프리어(1854∼1919)와 정신과 의사이자 자선사업가인 아서 미첼 새클러(1913∼1987)가 기증한 것이다.

아시아 예술품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미 국립 프리어·새클러 미술관은 1998년부터 소장 작품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 10테라바이트 용량의 디지털 기록으로 담아 이번에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한 해에만 6000시간이 투입된 방대한 작업이었다. 이와 관련해 스미스소니언 줄리언 레이비 박물관장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예술민주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유물은 한국 781점을 비롯해 중국 1만3831점, 일본 1만2115점, 태국 3503점 등 동북아에서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수집된 것이다. 한국 유물은 국가별 분류로 781점이지만, 경기도, 전라도, 강진가마터, 부안가마터, 강진 등으로 별도로 분류된 것도 있어 최소 1000점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작품은 고려청자와 백자, 분청사기, 불화, 병풍에서 청동 거울과 가위, 숟가락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프리어는 일본에서 사용되던 조선시대 다기에 매료돼 고려시대 작품까지 폭넓게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의 작품도 한 화첩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5점이 올려져 있으나 설명 부분에 ‘모조품’(forgery)이라고 적혀 있다.

13세기 말∼14세기 초, 14세기 중반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고려 불화도 2점이 들어 있다. 수준급으로 평가되며 보존상태도 좋다.

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측은 전문 큐레이터 등을 통해 한국 문화재의 문화적·예술사적 가치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공개된 유물 중에 새롭게 주목할 만한 것은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 지원에 따라 2012년 소장자료를 정리한 영문 도록이 출판될 정도로 국내에 일찍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당시 파악된 한국 문화재는 540점 정도였다.

국립중앙박물관 김규동 전시과장은 “소장 유물을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일반인 이용이 수월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과장은 “유물의 존재를 알지 못했던 일부 전문가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측은 앞으로 수년 내 360도 이미지와 3D 입체영상 작업을 마쳐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뉴욕의 자연사박물관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등의 작품을 포함한 40만여점의 소장품을 비영리 목적으로 대거 디지털화해 무료로 공개한 바 있다.

강구열 기자,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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