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과 누적된 가계 부채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유가 급락과 그리스발 악재 등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어두워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어닝 시즌(실적 발표 기간)’을 앞두고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도 낮아진 상황이다.
올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경고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일 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의 엇갈림이 분명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새해 인사 자리의 신년사로서는 이례적으로 강한 경고성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도 올해 금융시장을 뒤흔들 대외 불안 요인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유로존 디플레이션, 중국의 성장 둔화 가능성, 유가 하락 등을 꼽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는 “국제 유가 등 영향으로 시장이 불안했는데 이런 시장 불안은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미 금리인상에 따라) 자본 유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말했다.
반면, 한국경제의 대내외 건전성이 과거 위기상황보다 튼튼해진 만큼 지나치게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대외 불안 요인에 대해 모니터링과 대비책을 강화하고 대내 불안 요인에 대한 구조개혁을 진행한다면 급격한 금융시장 불안 위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정성은 국제유가가 급변함에 따라 시장이 균형을 잡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정부든 기업이든 대내외 변동성에 대해 충분히 모니터링하고 대응책을 갖춰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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