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시아문화전당 9월 개관 ‘빨간불’

특별법 새누리당 반대로 표류, 예산 확보 안돼 인력 운용 난항
전시 콘텐츠 개발 등 준비 차질

지난해 건물 공사를 마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을 앞두고 콘텐츠 준비가 한창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특별법 개정 지연으로 운영주체 등이 결정되지 못해 오는 9월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개관에 차질이 우려된다.

9일 광주시와 아시아문화개발원에 따르면 문화전당 운영주체 등을 담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아특법)’이 새누리당의 반대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가 취소됐다. 여당의 발목잡기로 1월 임시국회 통과가 어렵게 된 것이다.

개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오는 9월 공식 개관 준비에 빨간불이 켜졌다. 운영 주체가 결정되지 않아 문화전당 개관 준비를 맡은 아시아문화개발원이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우선 건물 공사가 완공된 문화전당에 입주조차 하지 못하고 현재 문화전당 인근 사무실의 임차기간을 1년 연장했다.

문화전당 콘텐츠 개발도 차질을 빚고 있다. 문화전당 개관의 필수 인원은 정규직 423명과 비정규직 200명 등 623명 규모다. 하지만 현재 아시아문화개발원은 200여 명의 인력으로 전당 개관 준비를 하고 있다. 200여명 가운데 정규직도 41명에 불과해 사실상 10분의 1도 안 되는 인력으로 개관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 고학력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계약직의 경우 지난해 말과 올해 계약기간이 끝남에 따라 재고용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이라는 ‘고용 보장’이 되지 않으면서 개발원을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콘텐츠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인력들마저 빠져 나가면 콘텐츠 축소가 불가피하다.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부지에 건립된 문화전당은 국책사업인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사업의 핵심 시설이다. 결국 문화전당 개관이 차질을 빚으면 문화중심도시 전체가 흔들리게 되는 구조다.

최종만 아시아문화개발원장은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개관 준비를 할 수 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인력 충원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충원되지 않을 경우 프로젝트에 맞춰 전문가를 그때그때 채용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한현묵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