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출 ‘비만치료제’ 관계당국 수사 들어가나

관세청, 밀수출 규모·확인 검찰 기소 방침 검토

전문의약품 비만치료제 ‘제로엑스캡슐’의 국·내외 불법 유통 정황이 포착되면서 관세청 등 관계당국의 수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관세청 서울·중부지역 본부세관 관계자는 13일 “의약품의 국외 불법 유통은 밀수출에 해당된다”고 규정하며 “(불법 유통에 대해)규모나 금액의 정도에 따라 검찰에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본지는 지난 9일 비만치료제인 ‘제로엑스캡슐(120mg)’이 중국 시장에서 모바일 메신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점 조직 형태로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약은 의료인의 처방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주성분인 ‘오르리스타트’의 두 가지 용량(60mg, 120mg)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60mg은 국내용과 수출용, 120mg은 국내용으로만 허가를 받은 상태다. 

중국 위챗 쇼핑몰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는 콜마파마 제로엑스캡슐.

즉, 중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120mg은 세관을 통과할 수 없는 제품으로 불법적인 유통경로를 통해서만이 중국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관세법 제269조(밀수출입죄) 제2항 또는 제270조(관세포탈죄)에 따라 밀수출에 해당하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만약 밀수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해당 관련자들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벌금에 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로엑스캡슐은 한국콜마홀딩스의 계열사 콜마파마가 제조·판매하고 있다. 콜마파마는 또 해당 제품을 A도매상에 전량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수사는 콜마파마의 제조 과정에서 빼돌려 진 것인지, 아니면 제약사와 도매상과 유통과정에서 빼돌려진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한편 국내 전문의약품이 점조직 형태로 중국으로 밀수출되고 있지만 의약품의 불법유통 관리감독 및 처벌할 책무를 지닌 식약처는 이번 사건과 같은 경우 정작 제제할 수 없는 입장에 처해 있다.   

식약처 의약품안전국 관계자는 “약사법은 국내법이기 때문에 밀수출에 대해서는 적용을 받지 않아 제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행 약사법은 국내법으로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으로 해외로 빼돌려진 의약품에 대해 서는 식약처가 단속할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으로 밀수출된 제품이 구입을 희망하는 국내 소비자에게 국제 우편을 통해 배송하는 방식으로 다시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약사법을 근거로 식약처가 두 손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헬스팀 최성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