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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백신접종 기피… 구제역 확산 부추겨

입력 : 2015-01-15 06:00:00 수정 : 2015-01-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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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가 ‘안전 불감증’ 심각
긴급명령에도 고비용 부담 접종 안 해
미세결절 생기는 이상육 피해도 우려, 비육돈 예방접종조차 무시하기 일쑤
백신 접종률이 100%를 넘었는데도 구제역이 발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역당국의 검사결과 구제역이 발병한 축사의 항체형성률은 0%이거나 낮은 경우가 많았다. 일각에서는 백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일축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구제역 백신은 O형 고역가(방어력이 높은 고농도) 백신으로 유럽연합(EU)의 기준을 통과한 효능이 이미 검증된 제품”이라며 “현재 국내에서 유행하는 구제역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항체형성률이 낮은 것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잘못 접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4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일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진천의 돼지농가의 경우 축사 2개 동에 있는 어미돼지 백신 항체형성률은 35.8%였다. 백신이 제대로 접종되지 않은 것이다. 이 농가의 나머지 8개 동의 항체형성률은 평균 89%로 양호했다. 앞서 작년 7월 첫 구제역이 발생한 경북 의성 농가의 6개 축사 중 3개 동에서 또 구제역이 발병했다. 방역당국은 예방접종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돼지 600여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비육돈에 대한 긴급 예방접종조차 무시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달 13일 구제역 의심 신고를 한 충북 진천의 돼지농가의 경우 비육돈 검사 결과 백신 항체형성률이 10∼18%에 불과했다. 이 농가는 지난달 6일 긴급 백신접종 명령이 내려졌지만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달 27일 구제역 신고를 한 충북 청주 돼지농가의 비육돈 세 마리는 항체형성률이 0%였다. 이 농가는 돼지에 1차 백신접종을 하고 지난달 15∼26일 긴급 백신접종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방역당국은 농가가 거짓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축산농가에서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이유는 백신 접종비(주사 1개당 2000원)와 이상육 발생 등이 거론된다. 1000마리 이상 사육하는 전업농은 정부에서 백신 접종비의 50%를 지원한다. 돼지 1만마리를 키우면 1000만원가량 든다. 축산농가들은 구제역 백신 접종 부위에서 미세결절(結節)이나 고름 등이 생기는 이상육 때문에 백신 접종을 기피한다. 도축 과정에서 이런 이상육을 도려내다 보면 돼지고기 무게가 줄어 양돈농가는 마리당 2만원가량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미세결절은 오일백신 자체 특징으로 주사기 하나로 5마리 이내로 접종하면 미세결절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육이 생긴다 하더라도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손실과 피해를 고려했을 때 백신 접종은 반드시 해야 한다. 2000년과 2002년, 2010∼2011년 구제역 발생으로 보상금과 수매자금, 소독비용, 생활·경영안정·입식자금 등 3조2478억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작년과 올해 발생한 구제역으로는 1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세종=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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