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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누른 월세…내 집 마련 '꿈도 안 꾼다'

입력 : 2015-01-22 20:51:41 수정 : 2015-01-22 21: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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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주거 트렌드
최근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의 한 소형 평형 아파트를 2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한 A(34)씨. 이 아파트는 매매 시세가 2억9000만원이다. 약간의 대출만 받으면 구매할 수 있는 같은 평형 아파트가 많은 데도 A씨는 굳이 부동산에 대기를 걸어 놓고 기다려 전셋집을 구했다. A씨는 “아직 결혼도 안 한 데다 집을 굳이 꼭 사야 한다는 생각도 없다”며 “전세로 새 집을 살고 만기가 차면 또 다시 새집으로 이사가는 삶이 주거 만족도가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처럼 청년층을 중심으로 집을 사야 한다는 인식이 희박해지면서 자가 거주 비율이 매년 줄고 있다. 또 임대차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아가는 월세 비중은 급증해 주택이 ‘소유’에서 ‘거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22일 국토교통부의 ‘2014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집을 소유한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보유율은 2006년 61%에서 지난해 58%로 계속 하락추세다. 자기 집에 사는 비율인 자가점유율도 같은 기간 55.6%에서 53.6%로 떨어졌다. 주거실태조사는 2006년부터 격년 단위로 실시하며 지난해 7∼9월 진행된 이번 조사는 전국 2만 가구를 대상으로 개별 면접방식으로 진행됐다.

자가보유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내 집 마련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는 답변은 79.1%로 2010년보다 4.6%포인트 줄었다. 연령별로는 34세 이하 응답자(70.9%)의 내 집 마련 의지가 가장 낮았다.

내 집 마련의 필요성은 소득과도 관계가 있다. 소득 9∼10분위인 고소득층의 자가보유율은 72.8%에서 77.7%로 높아졌다. 반면, 중소득층(소득 5∼8분위)은 56.8%에서 56.4%로, 저소득층(소득 1∼4분위)은 52.9%에서 50%로 낮아졌다. 집값이 비싼 점도 집을 살 필요가 없다는 인식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월세도 늘고 있다. 전국의 전·월세 가구 가운데 월세 가구의 비중은 2006년 45.8%에서 지난해 55%로 크게 확대됐다. 조사 이래 최고치다.

1인당 주거면적은 33.1㎡로 2년 전보다 1.4㎡ 증가했다. 1인 가구 증가, 가구원 수 감소 등에 따른 것이다.

현재 살고 있는 주거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2.86점(4점 만점)으로 지난 조사 때보다 0.03점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거주기간은 자가가구가 11.2년, 임차가구가 3.7년으로 2년 전과 비교해 각각 1.3년, 0.2년 증가했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서민 및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주택 구입 의사와 능력이 없는 계층에 대해서는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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