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대표는 입학할 때부터 취업보다는 창업에 무게를 두고 진로의 문을 열어갔다. 4년 전인 2학년 때 그는 당시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커피숍 창업 대열에 합류했다. 창업 비용 7000만원은 금융권에서 대출받아 마련했다. 하지만 커피숍은 5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뛰어든 게 화근이었다. 상권과 소비층 분석 등 기본적인 시장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젊음과 열정 하나면 성공의 기쁨을 맛볼 줄 알았다.
양석환 대표이사가 자신의 공장에서 만든 머루 건강식품을 소개하고 있다. |
이번엔 시장조사부터 했다. 실패의 쓴맛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천연 과일인 머루로 강정과 초콜릿, 과자를 만들면 소비가 되는지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수도권 주부층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결과도 얻었다.
전주대 창업사관학교를 찾았다. 창업사관학교는 양 대표의 멘토가 됐다. 창업사관학교의 멘토와 매니저들은 양 대표의 창업 아이디어를 실제 시제품으로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2013년 1월23일, 양 대표는 창업 스타트업을 했다. 창업 종잣돈은 그가 아르바이트로 모은 500만원이었다. 아르바이트 가게 사장에게 2000만원을 빌리고 창업사관학교에서 7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창업자금으로 26㎡(8평)짜리 공장을 지었다. 소비층은 예상대로 수도권 주부층이었다. 백화점과 지역특산품 직거래 매장에 머루 가공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황금시장을 뚫은 것이다.
양 대표의 창업 아이템은 머루에서 머물지 않았다. 도라지 주요 생산지인 무주의 농민들은 판매처를 찾지 못해 도라지 수확을 하지 않은 게 늘 마음에 걸렸다. 양 대표는 창업사관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머루처럼 도라지 가공식품을 만들어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도라지 가공식품은 미세먼지에 특효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껑충 뛰었다. 도라지 수요가 늘면서 농가들의 소득원으로 부상했다. 양 대표는 수요를 감안해 연간 6600㎡(2000평)에 15t 정도를 계약재배하고 있다.
양 대표는 학업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다행히도 전주대는 창업 대학생들에게 학기당 18학점의 창업학점을 준다. 휴학하지 않고도 창업에 전념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창업 1년2개월 만에 그는 자리를 잡았다. 양 대표는 “섣부르게 창업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가 두 번째 창업에서도 서둘렀거나 준비 없이 뛰어들었더라면 실패의 경험을 반복했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전주=한현묵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