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세계일보를 찾은 가정연합 신도대책위원회 양준수(75) 상임대표회장은 인터뷰 내내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신도대책위는 양 회장을 비롯한 몇몇 뜻있는 가정연합 식구(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임의단체일 뿐 가정연합의 공식 기구가 아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양준수 신도대책위원회 상임대표회장이 2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 도중 “일부 언론이 ‘위원회 내부 문건’이라며 보도한 자료의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는 위원회 공식 입장을 담은 서류를 펼쳐 들어 보이고 있다. 남제현 기자 |
양 회장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지난 연말 세계일보의 ‘청와대 비선’ 의혹 보도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뒤 이씨의 개인적 입장에서 작성됐다. 이씨는 “세계일보가 아직도 공개하지 않은 7, 8개의 청와대 특급정보를 갖고 있다”는 식으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문건에 기술했다고 한다. 일부 언론은 이를 가정연합 내부 입장을 정리한 공식 문건인 양 보도했다.
이씨는 현재 가정연합 홈페이지(www.ffwp.org)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한 개인이 주제넘은 문제의 글을 작성하게 되었고,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 되고 말았다”며 “가정연합 지도자님과 식구님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리는 것이 저의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일부 언론이 “두려울 것 없다. 한 방 더 강하게 나가자”라고 가정연합 한학자 총재가 발언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도 양 회장은 “그런 말씀을 한 적이 없다. ‘당당하게 하라’는 말씀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회장은 “총재님 말씀은 ‘(세계일보 보도가 일으킨 파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교인으로서 본연의 길만 가면 된다. 그럴수록 우리의 신앙적 각오와 결의를 더욱 단단히 다지자’라는 뜻”이라며 “마치 ‘정부를 공격해야 한다’는 식으로 곡해할 소지가 있게 보도한 일부 언론의 태도는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또 “해당 언론사에서 한 번도 우리에게 확인하지 않고 보도했다. 신도대책위 입장에선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이며,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것을 변호사와 논의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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