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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다이어트, 인식 'Yes' 실천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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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1-30 05:57:00 수정 : 2015-02-10 14: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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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까지만 고기 먹고, 내일 아침부턴 굶을 거야!” (여대생 A씨)

“점심에 햄버거 좀 먹으면 어때? 운동해서 살 빼면 되지 뭐~” (여고생 B씨)

한국인 10명중 6명은 자신이 과체중이라 여기고 있으며, 그 중 절반 가량이 현재 다이어트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분석 기업 닐슨이 최근 내놓은 '건강과 웰빙에 관한 글로벌 소비자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 중 60%는 자신이 과체중이라고 답했다. 이는 세계 평균(49%)보다 10%포인트(p) 이상 높은 수치다. 대륙별로 살펴보면 자신이 과체중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 비율은 북미(59%)가 가장 높았고 남미(54%), 유럽(52%), 중동·아프리카(50%)가 뒤를 이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43%로 가장 적게 나타났다.

반면 현재 체중 조절을 하는 중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남미가 56%로 가장 많았고 북미(50%)와 중동·아프리카(52%), 아시아·태평양(49%) 순으로 조사돼 자신이 과체중이라고 생각하는 '인식'과 실제로 체중을 조절하는 '실천' 사이에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5%는 현재 다이어트 중이라고 밝혔다. 체중조절을 위해 세계 소비자의 75%는 식단 관리를 하고, 72%는 운동을 한다고 답했다.

이에 비해 한국인들이 주요 다이어트 방법으로 택한 것은 운동(71%)이었고, 식단 관리는 57%에 불과했다. 다이어트 관련 보조제 등을 섭취(11%)하거나 병원에서 전문의약품을 처방 받아 복용(7%)한다는 응답도 나왔다. 또 세계 소비자의 88%는 음식을 위해 좀 더 많은 비용을 쓸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신은희 닐슨코리아 대표는 “국내 소비자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비용을 더 투자할 의지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며 “국내 식품 제조사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견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소득 많을수록 더 날씬…'경제불평등→건강불평등'

우리 사회에서는 소득이 많은 계층일수록 더 많이 운동하고, 그만큼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비만과 흡연 등 건강 위험요소는 저소득층에서 더 흔해, 경제 불평등 문제가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보건복지부의 '2012년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5500여명을 월가구 소득(가구원 수 고려)에 따라 4개 그룹(상·중상·중하·하)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소득 상위층의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22.2%로 집계됐다. 이 지표는 한 집단에서 최근 1주일 사이 격렬하거나 중간 정도의 신체 활동을 일정 기준(1회 10분 이상)에 맞춰 실행한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하위층의 실천율은 상위층 보다 7.8%p나 낮은 14.4%에 그쳤다. 소득이 평균 정도인 중하위층(17.3%)과 중상위층(16.4%)은 운동 실천율도 상위와 하위 계층의 중간 수준이었다. 남성만 따지고 보면 소득 상위(26.6%)와 하위(17.0%)의 신체활동 실천율 격차가 9.6%p에 달했고, 여성의 경우에도 6.1%p(상위 17.9%·하위 11.8%)의 차이가 났다.

반면 뚱뚱한 정도는 소득과 반비례했다. 소득 상위층의 체질량지수(BMI) 기준 비만율은 29.5%인데 비해 하위층은 34.3%로 4.8%p 높았다. 소득 중상·중하층에서는 각각 31.1%, 35.0%가 비만 판정을 받았다. 이 조사에서 비만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BMI가 25(㎏/㎡)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허리둘레 기준 비만율(남성 90㎝이상·여성 85㎝이상) 역시 ▲소득 하위 25.5% ▲중하위 23.1% ▲중상위 21.0% ▲상위 20.1% 등으로 같은 경향을 보였다.

소득이 많을수록 날씬한 현상은 특히 여성에게서 두드러졌다. 여성 소득 상위층의 체질량지수 기준 비만율(21.5%)은 하위층(32.4%) 보다 10%p이상 낮았다. 허리둘레 기준으로도 여성 하위층(26.5%)의 비만율은 상위층(16.7%)을 약 10%p 웃돌았다.

◆ 부모 관심 적으면 아이 비만 가능성 ↑

이와 함께 표준체중 보다 몸무게가 더 나가는 비만인 학생의 비율이 2013년 소폭 늘며 증가 추세가 이어졌다. 특히 비만 학생의 비율은 농촌 지역이 도시 지역 보다 높은 현상이 더 뚜렷해졌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먹는 학생의 비율이 60% 이상으로 역시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교육부가 전국의 초·중·고등학생 8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초등 6학년생 몸무게는 남 46.3㎏, 여 44.7㎏, 중3 남녀는 62.1㎏, 54.2㎏, 고3 남녀는 68.7㎏, 56.3㎏이었다. 학생들의 몸무게는 지난 10년 사이 최고 2.5㎏(초등 6학년 男)에서 최저 0.9㎏(중3·고3 女) 늘었다. 실제 체중이 성별·신장별 표준체중보다 더 나가는 정도로 측정하는 비만학생 비율은 전체 평균이 15.3%로 2013년보다 0.6%p 증가했다. 비만 학생 비율은 2009년 13.2%에서 2010년 14.3%, 2011년 14.3%, 2012년 14.7%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비만도가 도시 지역보다 다소 높을 뿐 아니라 지난번 조사 때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읍·면 지역의 초등학생 비만율은 17.0%, 도시지역은 12.8%로 4.2%p나 차이가 났다. 지난번 1.1%p 차이에서 확대됐다. 읍·면 지역 중학생 비만율 역시 16.1%로 도시지역보다 1.6%p 높았다.

문진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학생들의 비만도는 TV나 인터넷·게임 등의 영향을 받는데 부모나 주변의 관리가 없으면 나빠질 수 있다"며 "또 농촌지역이 도시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신선식품에 대한 접근도가 떨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초·중·고교생, 패스트푸드 섭취율 '高高'

패스트푸드를 주 1회 이상 먹는 학생의 비율이 ▲초등학교 60.0% ▲중학교 69.1% ▲고등학교 71.1%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예년과 비교해 패스트푸드 섭취율이 전반적으로 3∼5%p 증가했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패스트푸드 섭취율이 2011년 66.32%에서 2012년 67.72%에 오른 데 이어 2013년 70%를 돌파했다. 매일 채소 섭취율은 초등학교 31.1%, 중학교 27.1%, 고등학교 24.3%로 고학년으로 갈수록 감소했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학생은 초등학교 4.34%, 중학교 10.83%, 고등학교 13.29%로, 전년보다 모두 늘었다.

이와 반대로 미국 내 패스트푸드 시장은 확연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A사는 지난해 3분기 동안 전세계적으로 판매손실이 3.3%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A사 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에서의 판매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캔자스주 트루먼메디컬센터 병원과 코세어 어린이병원은 A사와 몇 해간 이어온 계약에 종지부를 찍었다. 미국인들이 건강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서 패스트푸드 판매량은 현저히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기름지고 단맛의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잘 알고 있다”며 “자신의 건강을 더욱 염려하기 시작하면서 패스트푸드와 비만·고혈압·심장질환 사이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가 더 증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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