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부터 결혼… 직업 불허”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규정한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반극단주의 싱크탱크 퀼리엄재단을 인용, IS가 지난달 ‘IS의 여성들: 선언과 사례 연구’를 펴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S의 여성 부대 ‘알칸사 여단’ 기관지가 펴낸 아랍어 1만자 분량의 선언문에는 여성의 역할과 행동 규범, 금기사항 등이 담겨 있다.
IS는 “여성은 언제나 (남편과 가족이라는) 베일 뒤에 숨고 가려진 채로 남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여성이 남성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은 신의 섭리와 자연의 순리에 반하는 것으로, 옷가게와 미용실에 들르는 것 또한 “악마의 작품”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게다가 여성은 9세부터 결혼을 할 수 있고 16∼17세엔 반드시 남편이 있어야 한다고 IS는 강제했다.
선언문은 이슬람 여성에게는 아내, 어머니로서 교육만이 허용된다고 선을 그었다. IS 치하 여아들은 7∼9세 즈음 아랍어와 종교, 기초과학(기술)에 관한 학교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주로 무슬림 여성으로서 지켜야 할 규범에 국한돼 있다. 2단계라 할 수 있는 10세 때부터 결혼과 이혼에 관한 이슬람 법학(피크)과 율법(샤리아), 역사 그리고 자식 양육, 요리, 베짜기 등 집안일이 주된 공부 대상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요르단 조종사를 화형한 IS에 대해 “잔인하고 악랄한 죽음을 추종하는 광신도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5일 워싱턴 시내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 “IS가 종교 이름으로 형언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르고 야지디족과 같은 종교적 소수계에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여성을 강간하고 전쟁 무기로 삼으면서도 종교를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민섭 기자,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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