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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의건축이야기] 창조경제와 건축선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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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2-10 21:10:56 수정 : 2015-02-10 21: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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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으로 2014년 6월 7일 오전 11시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 개막식. ‘황금 사자상은 한국입니다’라는 발표와 함께 한국의 건축인 조민석 커미셔너가 단상에 올랐다. 조 커미셔너는 쏟아지는 박수를 받으며 남북 공동 건축전인 ‘한반도 오감도’에 수여된 비엔날레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번쩍 치켜들었다. 한국관 설립 이후 19년, 미술전과 건축전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이후 6개월간의 전시 기간 동안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세이카 알-마야사 카타르 공주 등의 유명인사를 포함한 15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한국관을 방문하는 성황을 이뤘다. 관람객들은 상을 받은 창조적인 성과물을 통해 한국의 분단 역사를 이해하고 남북한의 과거와 오늘의 모습을 살펴보며, 작은 나라로만 알던 한국의 건축과 문화 수준에 찬사를 보냈을 것이다. 한 사람의 창조적인 건축인이 이룩한 성과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엄청난 경제효과까지 유발한 것이다.

창조경제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제조업, 서비스업, 유통업, 엔터테인먼트산업 등에 동력을 얻는 것, 즉 아이디어로 돈을 버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규정한 창조경제의 15대 분야에는 영화·음악·출판·연구개발·소프트웨어 등과 함께 건축이 포함돼 있다. 건축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측면에서 파생되는 부가가치의 창출이 탁월한 분야이고, 문화와 산업이 조화를 이뤄 발전하는 창조형 지식산업이다. 창의적 건축물은 국가의 품격을 높이고 고부가가치를 만들며, 도시 및 국가경쟁력 강화도 가능하다. 따라서 많은 나라가 자국의 도시를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어 전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디자인시티를 계획하고 실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김영수 건축사
예를 들어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는 건립비용이 약 1억2000만 호주달러였는데, 연간 약 5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현재 가치는 약 13억 호주달러에 이른다. 10배 이상 가치가 올라간 것이다. 또 스페인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인구감소와 공업단지의 황폐화로 침체된 도시 빌바오를 세계적 예술도시로 변모시켜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였다. 이는 국민소득이 약 30배나 상승하는 ‘빌바오 효과’를 낳았다.

우리나라도 아름답고 쾌적한 삶의 터전을 만들고 건축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2010년부터 2029년까지 4단계에 걸친 국가건축정책 장기비전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기술과 공학, 인문학과 문화의 총화인 건축설계에 대해서 지식산업으로서의 기반 조성을 위한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에 건축 분야 종사자들의 노력과 일반 국민의 관심이 더해져야 국토의 품격이 높아지고 우리 건축의 힘이 강해진다는 것은 당연한 진리이다. 오늘의 건축사들은 편리함과 쾌적함은 물론 아름답고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건축물을 설계하고 창조해야 하는 무거운 책무를 지고 있다. 앞으로 많은 선후배 건축사의 창의적인 건축물을 만들려는 노력이 성과를 이루고 보상받는 건축 선진국이 되기를 소망한다.

김영수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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