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가이드들의 역사 왜곡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전문 소양을 갖춘 한국인 가이드는 16%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다수는 조선족, 귀화자, 대만 출신 등 중화권 국적 소지자다. 중국계 가이드 대부분은 중국 시각에서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잘못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 풍수지리상 지맥 보호 의미를 담은 경복궁 박석에 대해서도 대개 “중국 사신이 지나갈 때 조선 신하들이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관광객에게 그렇게 설명한다고 한다.
원인을 돌아보게 된다. 우선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이 없는 무자격 가이드의 마구잡이 고용이 문제다. 역사와 인문학 지식 측정 시험을 통과한 관광통역안내사는 국내에 2만3000명 정도 된다. 하지만 여행사들은 값싼 무자격자를 고용한다. 식당 일을 하다 갑자기 가이드로 나선 사람도 있고, 중국에서 백두산 관광을 안내하다 한국으로 건너와 한라산 가이드를 하는 사례도 있다. 엉터리일 수밖에 없다.
체계적 대비책이 절실하다.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재청이 앞장서야 할 일이다. 말로만 한국방문의 해, 관광대국화, 1200만 국외관광객 유치를 외칠 게 아니라 안내 인프라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 최소한 유명 관광지는 한글과 영어 외에 중국어로 된 설명서와 안내 비석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 전문가이드도 양성해야 한다. ‘동북공정’에 오염된 중국인의 역사 인식 바로잡기는 바른 관광 안내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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