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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겨울철 황사의 습격, 중국만 쳐다볼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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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2-23 21:17:39 수정 : 2015-02-23 22: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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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를 마치고 일터로 향한 출근길은 뿌옇게 흐렸다. 마스크를 쓴 행인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기상청은 전날 서울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황사주의보를 발령했다. 봄이 아닌 겨울철에 황사특보가 내려진 것은 4년 만의 일이다. 서울 등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는 한때 평소의 25배인 1000㎍/㎥를 넘었다. 중부와 호남에서도 평소 미세먼지 농도의 10∼20배에 달하는 최악의 겨울황사였다. 오늘까지 한반도에 잔류할 황사는 중국 고비사막과 네이멍구고원에서 발원한 것으로, 중금속 등 오염물질이 포함돼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2∼2013년 우리나라에 불어온 황사의 81%가 고비사막·네이멍구고원에서 시작됐다. 모래바람은 중국의 대규모 공업단지, 도시에서 뿜어내는 대기오염 물질인 미세먼지까지 흡수해 한반도를 공습한다.

국민 건강이 황사에 위협받고 있다. 머리카락 굵기의 7분의 1에 불과한 미세먼지는 호흡기계 질환,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목될 정도로 그 폐해가 크다.

미세먼지를 포함한 황사를 ‘봄철 불청객’으로 치부하고 말 일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중국발 미세먼지의 30∼40%가 한반도로 넘어온다고 추산한다. 정부는 미세먼지 유해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지난해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미세먼지에 ‘절반의 책임’이 있는 중국 측과는 아무런 진전이 없다. 한·중 양국 간 공동연구단을 연내 설치하겠다는 목표는 해를 넘긴 지 오래다. 올해 환경부 업무보고에는 아예 관련 내용이 빠졌다.

정부는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미세먼지 실시간 관측자료를 공유하는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와 협력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협력이 진척되려면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중국 정부의 대기오염 개선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식의 안이한 인식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올해 이례적으로 극심한 겨울 황사가 덮친 것은 이맘때 눈으로 덮여야 할 몽골·중국 북부 사막지대에 눈이 내리지 않은 탓이라고 한다. 기후변화로 사막화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황사 피해는 더 심해질 수 있다. 중국의 이웃인 우리로서는 한·중 협의체 구성, 미세먼지 저감기술 이전을 포함해 민·관 차원의 총체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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