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992년 거품경제가 꺼지기 시작하면서 22년간 마이너스 또는 0∼1%대의 낮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물가는 최고 7.5%(1998년)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확 바뀌었다. 지난해 일본은 소비세 인상과 엔저(엔화 약세) 효과로 물가 상승률이 1991년(3.3%) 이래 최고인 2.7%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201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3%의 낮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저성장·저물가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일본의 물가 상승률은 1992∼93년 2년 연속으로 1%대를 기록한 뒤 1994년 0%대로 떨어지고 1995년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최근 한국의 물가 상승률 하락 속도는 이보다 더 빨라 디플레이션이 조만간 현실화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물가뿐 아니라 각종 경기 지표도 비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날 내놓은 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조업일수 증가에도 주요 생산 관련 지표가 둔화하고 있으며, 내수·수출도 부진한 상태다. 특히 수출은 지난 2월 일시적인 선박 수출 호조에도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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