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라틴아메리카학회 부회장인 곽재성(사진) 경희대 국제대학원(국제개발협력학과) 교수는 9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중남미 관계 강화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을 강조했다.
―대중남미 외교의 올바른 방향성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는 주변 4강(미·중·러·일), 유럽의 전문가와는 관계망이 잘 형성돼 있으나 중남미와는 그렇지 않다. 중남미 지역에 정통한 전문가를 좀 더 전략적으로 양성해야 하고, 이를 통해 기업과 민간이 진출할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중남미 진출을 위해 지적(知的) 인프라를 제공하는 정부 부처나 조직이 없다. 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팀은 많으나 사회학자, 인류학자 등이 포함돼야 종합적인 전략이 수립될 수 있다.”
―지적 인프라 확충이 중남미 외교에서 왜 중요한가.
“중남미는 지난 500년간 토착 원주민 문화와 스페인 식민통치가 결합돼 제3의 정체성을 낳았기 때문에 우리한테는 매우 생소하다. 역사·문화적 접점이 거의 없다. 인문학적 토대서 중남미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 또 스페인어를 못하면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남미에서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한류는 자연스러운 외교 자산이다. 다만 (정부가 나서서) 일부 한류 팬 300∼400명만 모아서 관리하면 게토화(격리)될 우려가 있다. 한류가 주류에 편입되도록 뒤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인문학적 토대가 있는 사람들이 현지인과 한류를 분석하고 접근해야 한다.”
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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