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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쪼그라든 중산층, 빈곤층 전락 위기

입력 : 2015-03-12 06:00:00 수정 : 2015-03-12 15: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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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한국사회 모습에 77%가 “빈부차 더 심화”
빚 쪼들리고 세부담 가중“경제난 가장 큰 걱정”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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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빚에 쪼들리고 세금과 주거비, 교육비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하기 일쑤고 소비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중산층 붕괴와 빈부격차 심화는 이미 우리 경제의 골간을 뒤흔들고 있다. 정부는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전혀 딴판이다. 스스로 중산층이라 여기는 국민이 갈수록 줄고 있다.

심각한 것은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공포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앞으로 중산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박근혜정부가 공약한 ‘중산층 가구 비율 70% 복원’은 신기루에 그칠 성싶다.

11일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팀이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10년 후 모습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7%(775명)가 ‘중산층은 줄어들고 빈곤층은 늘어나서 빈부격차가 심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중산층이 늘어나고 빈곤층이 점차 줄어들어 빈부격차가 완화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0.9%(210명)에 불과했다. 

‘한국사회를 10개 계층으로 나눈다면 당신은 어느 계층에 속하느냐’는 질문에는 평균 4.6(표준편차 1.41)으로 중간값 이하를 보였다.

5년 후 예상하는 변화에서는 평균값이 5.52로 늘어났지만, 표준편차도 1.69로 증가했다. 표준편차의 증가는 계층 지위가 늘어날 것으로 희망하는 상층부는 더 희망적이 되고, 희망을 포기한 하층은 더욱 절망적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소득 불균형, 계층 간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경제적 어려움과 소득 불평등에 대한 우려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요즘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응답(복수) 가운데 33.2%가 ‘경제적 어려움’을, 24.4%가 ‘빈부격차’를 꼽았다. 치안부재(10%), 안보 불안정(9.5%), 부정부패(9%) 등의 응답과는 20%포인트 넘게 차이가 날 정도로 경제적 위기에 대한 걱정이 주를 이뤘다.

중산층의 위기는 다른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중산층 비중은 1990년 75%에서 2013년엔 67.1%로 줄어들었다. 중산층 비율이 2008년 63.1%에서 2012년 65%로 높아졌다는 지난해 통계청 수치와는 상반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정부가 발표하는 중산층 수치는 소득분포에 따른 단순 열거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민과 느끼는 거리감이 클 수밖에 없다”며 “중산층을 두껍게 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개념으로 시스템을 개조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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