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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민의힐링스토리] 분노조절장애는 사회적 병리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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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12 21:42:03 수정 : 2015-03-13 06: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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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단 총기 난사, 보육원 아동학대, 대한항공 회항,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에 대한 분별 없는 폭력 등 이들 사건 피의자의 공통점은 ‘분노조절장애’ 환자라는 점이다. 그들은 스스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극단으로 표출하고 말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분노조절장애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09년 이후 불과 5년 사이에 33.5% 늘었다고 한다.

분노조절장애 환자들의 공통적인 심리현상은 충동으로 인한 긴장감 증가이다.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해 극단적인 행위를 한다. 사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그런데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마음은 몸에 지배된다. 이성보다 감정우위의 상태가 된다. 이때는 자신의 가치 기준에 약간만 벗어나도 아드레날린 및 노르아드레날린의 생화학 반응이 촉진된다. 분노의 감정이 불타오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더불어 혈압이 상승하고 동공이 확장되며 침이 마르고 심장박동 수가 증가해 숨이 가빠진다.

이러한 심신의 긴장상태는 환자에게 상당히 괴로운 일이다. 결국, 각종 충동행위가 일어나고 만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이를 비극이라 표현했다. 그는 ‘땅콩회항’ 사건에 대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많은 부분에서 끔찍한 인물이었던 것은 맞지만, 여전히 사람이기에 비극적인 인물이다”라고 하면서 안타까움을 표했다.

류현민 한국전인치유연구소장·뷰티건강관리학
선진사회일수록 극단적인 행위자에 대한 처벌이 철저하다. 그러나 이와 함께 이를 예방하기 위한 병리적 접근을 간과하지 않는다. 분노조절장애는 유전적, 환경적, 사회 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빈부 격차, 진보와 보수, 고용주와 근로자, 지역 간, 세대 간의 극심한 양극화에서 비롯한다. 분노조절장애를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런데도 이들 사건에 대한 정치와 언론의 평가는 오히려 집단과 집단 간의 갈등과 분리를 더욱 부추기는 모양새다.

정신장애 환자들에게 언제까지 정의라는 잣대로 비난만 일삼을 것인가. 치유의 눈으로 보면 그들은 연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007년 4월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피의자 조승희씨의 추모석에는 ‘얼마나 외로웠는지 몰랐구나. 알았으면 도움을 줬을 텐데’라는 버지니아 대학생들의 편지가 놓여 있었다. 비이성적 행위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에 대해 이해하려 노력하는 성숙한 의식 수준이 돋보인다.

범죄에 대한 피의자의 정신장애와 법적 처벌의 상관관계에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다만 사건에 대한 분노는 짧게, 피의자의 정신장애와 그 원인에 대한 관심은 길게 가지는 것은 어떨까. 분노조절장애는 주변의 관심으로 호전된다. 물론 평소 ‘욱’하는 성격으로 화를 참기 힘든 사람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스스로 상태를 알아차려야 한다. 자각하면 다양한 취미활동이나 명상, 기도, 여행 등으로 자가 치유가 가능하다. 스스로 극복하기 힘들면 상담과 인지행동치료, 약물치료 등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도 좋다.

류현민 한국전인치유연구소장·뷰티건강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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