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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한국 위상에… 美 동포사회 '모국어 배우기' 열풍

입력 : 2015-03-15 19:14:24 수정 : 2015-03-16 07: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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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한국어 학교 보낼 것” 94%
취직·성공위해 한국어 습득 필요
기업들도 韓美교류 중요성 인식
2000년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 정착한 A(39)씨는 요즘 아들(11)의 한국어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A씨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들의 한국어가 해마다 어눌해지는 걸 보면서 마음이 불안해졌다”며 “힘들더라도 아들을 꼬박꼬박 한국어 학교에 보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재미 동포 사회에서 자녀에 대한 한국어 교육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국립국어원 보고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미동포 응답자의 94.3%는 ‘자녀를 한국어 학교에 보내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자녀를 한국어 학교에 보내는 이유로는 ‘한국인은 한국어를 잘해야 하니까’(31.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가족 간의 의사소통’(23.2%)과 ‘미국에서 취직이나 성공에 유리하다’(15.9%), ‘사람과의 교류 및 생활에 유리하다’(14.1%), ‘한국에서 취직이나 성공에 유리하다’(11.9%)가 뒤를 이었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재미 동포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커졌음을 알 수 있다.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 지금은 뉴욕에 있는 회사에 취업한 B(33)씨는 “입사한 후 사장이 인사담당자에게 ‘한국어를 하는 사원이 들어와서 기쁘다’고 말했다”며 “현지에 한국 기업들이 점점 더 많이 진출하고 한·미 기업들의 교류도 늘어나 양국 언어를 모두 하면 일하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미국 내 정규 학교에서도 한국어반이 속속 개설되고 있다.

한국어진흥재단 집계 결과 미국 내 주요 도시의 정규학교 한국어반은 2011년 75개에서 2013년 124개로 배 가까이 늘었다. 재미동포 수가 많은 뉴욕은 11개에서 22개로 늘었다. 콜로라도·오하이오주에도 한국어반이 새로 생겼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규교육 과정에 한국어반이 개설된 것과 관련, 미국 내 한인 사회의 발전과 한국의 경제·문화적 성장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A씨는 현지 한인 부모들 중에는 “자녀들이 영어로 생활하기 때문에 유치원만 들어가도 얘기가 안 통한다”고 푸념한다고 전했다.

미국 거주 15년째인 재미동포 C(26)씨도 “한국인 친구들 중에는 한국어가 서툴어 부모와도 깊은 대화를 하지 못하는 경우를 본다”며 “이런 모습을 지켜본 동포들이 자녀의 한국어 교육에 열을 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경 한국외대 한국학과 교수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한국학 강의를 할 때 현지 한국계 학생들이 한국어에 대단히 관심이 많았다”며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분야로도 배경 지식을 경쟁력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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