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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넘어 세계무대 휘저을 ‘글로벌벤처스타’ 키운다

입력 : 2015-03-31 20:23:31 수정 : 2015-04-01 10: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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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 기업 미래 바꾼다] ④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SK그룹이 지원하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벤처기업 해외진출의 보금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체 모집을 통해 ‘글로벌벤처스타’로 뽑은 3개 기업은 지난달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SK텔레콤의 도움을 받아 투자유치 활동을 벌였고, 센터 내 입주기업 2곳은 실리콘밸리 글로벌혁신센터(KIC)를 통해 조만간 진출할 전망이다. KIC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벤처의 해외 창업과 진출, 연구·개발(R&D) 협력을 위해 만든 기관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를 통해 성공리에 자금을 모으고 있는 입주기업도 등장했다.

이처럼 SK와 대전센터가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벤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동안 국내 벤처는 좁은 내수에 의존해 상당수가 이른바 ‘데스밸리’로 불리는 창업 후 3∼7년을 넘기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창업 5년차 기업의 생존율은 30%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창업 초부터 넓은 해외시장을 공략해 벤처의 생존역량을 키운다는 게 SK와 대전센터의 복안이다.

‘글로벌벤처스타’로 선정된 기술벤처 3곳은 SK텔레콤의 미국 손자회사 SK이노파트너스를 통해 지난달 2∼20일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서 현지 벤처캐피털을 상대로 사업을 소개했고,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투자자로는 랩 나인과 인텔 소프트가 나섰는데, 이들 업체의 돈만 끌어낸다면 현지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SK 측 전언이다. 랩 나인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제조업체 플렉트로닉스’의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투자전문 자회사이고, 인텔 소프트 역시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모회사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투자받게 되면 플렉트로닉스와 인텔과의 협업도 바라볼 수 있다.

대전 카이스트(KAIST) 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기업 관계자들이 지난 1월30일 기술시연회를 연 뒤 대표 제품을 들고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해외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황민영 MJV 대표(맨 오른쪽)와 박지만 엘센 대표(오른쪽 두번째)도 함께했다.
SK그룹 제공
대전센터에 입주해 SK의 지원을 받아 ‘대박’의 꿈을 키우는 기업들도 속속 해외진출을 코앞에 두고 있다. 입주업체 MJV의 황민영 대표를 지난달 30일 대전 KAIST(카이스트) 내 마련된 센터에서 만났다. MJV는 미국 시장에 도전할 유망기업을 발탁 중인 KIC 실리콘밸리의 1차 면접을 통과하고, 최종 선발통보를 학수고대 중이다. 카이스트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황 대표는 “1차 면접에서 ‘가장 실리콘밸리스럽다’는 사업 평가를 받아 미국 진출 희망에 부풀어 있다”며 “면접 전에 SK이노파트너스의 주선으로 KIC 측과 네트워킹을 맺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MJV는 고가의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웹에서 곧바로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비디오 팩토리’를 내놔 주목받고 있다. 그는 “작년 4월 창업했을 때만 해도 해외진출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입주 후 모든 게 달라졌다”며 “최근 호주 시장에 진출하고자 현지 유력한 기업과 협상을 벌였는데, 센터의 멘토링 지원으로 치밀한 전략을 세운 덕분에 기대보다 더 많은 것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입주기업인 엘센의 박지만 대표는 창업과 함께 세계시장에 진출하고자 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 출신인 박 대표는 기존 제품보다 크기가 작고 전력소모는 적으면서도 성능이 높은 반도체의 설계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내달 법인 설립을 마치고 하반기 KIC를 통해 실리콘밸리에 진출할 예정이다. 그는 “반도체 수요가 많고 이를 기반으로 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기에 대한 규제가 덜한 미국을 비롯한 해외시장부터 공략할 생각”이라며 “국내는 아무래도 시장이 작아 R&D에 무게를 둘 작정”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시제품을 만들려고 공정을 구축해 돌리려면 억대 비용이 드는 게 현실. 박 대표는 “SK하이닉스 쪽에서 도와주고 있어 비용부담을 덜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품이 나오면 SK에서 마케팅까지 지원해준다고 하니 시장개척에 취약한 창업기업에는 그만 한 원군이 없다”고 덧붙였다.

10달러짜리 초소형 나노 분광센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입주업체 나노람다는 SK텔레콤의 파트너로 지난달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가해 130여건의 현지 미팅을 가진 데 이어 국내로 돌아온 뒤에도 해외 업체 3곳과 구매협상을 진행 중이다. 분광센서는 광학기술을 통해 사물을 분석하는 기기로, 인체나 음식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데 유용하다. 이 업체는 인디고고를 통해 온라인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1000달러 이상 내놓겠다는 투자자 20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루고 있다.

지난 2월 유네스코로부터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그랑프리’로 선정된 열전소자 기술을 자랑하는 입주업체 테그웨이에도 국내외 투자 문의가 쏟아졌다. 이 업체는 조만간 첫 시제품 ‘손목밴드형 스마트 기기 충전기’를 내놓고 SK와 함께 사업화에 나서기로 했다.

SK는 당장 해외진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지역 벤처에도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다. 일부 기업과는 사업 제휴, 투자유치 협력 파트너십을 맺었고, 향후 센터에 입주시켜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 벤처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일본 무역업체와 연결해주는 등 공동 판로 개척에 나서는 한편 이들 업체가 필요로 하는 기술 수요를 파악해 관련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대전=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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