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대박난 안심대출… 금융부실 땐 손실은 누가 감당?

입력 : 2015-04-02 19:30:36 수정 : 2015-04-02 21:50:3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가계부채 구조개선책' 득실 논란
정부의 안심전환대출 흥행 성공은 저금리 시대의 금리 1%의 위력을 보여준다. 연 3% 중반대 금리를 부담하던 기존 주택담보대출(은행권) 차주들에게 금리를 1%포인트가량 깎아주는 ‘바겐세일’ 상품은 매력적이다. 이자 감면율로 보면 30%에 육박한다.

그렇게 안심대출로 전환한 기존 대출자들은 이자감면 혜택을 보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그들의 혜택은 누군가의 손실이 되거나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안심전환대출의 득실 논란이 뜨거운 이유다. 당장 1%포인트가량 싼 대출로 전환해주면서 은행들은 그만큼의 이자수입이 펑크나게 된다. 증권업계에선 은행들이 안심전환대출 한도 40조원을 모두 팔면 수익 감소분이 연간 최대 4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출 기간이 10년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발생할 손실이 수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자만 따질 문제는 아니다. 이자수입에서 손실을 보지만 수수료 수입 등 손실을 보전할 대체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단순히 대출금리만을 비교해 은행권 손실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 설명대로 은행권 수익 감소는 그리 크지 않다고 해도 ‘누군가의 부담’이 해소되는 건 아니다. 향후 내·외부 충격으로 상환 연체 등 부실화할 경우 그 손실은 채권 소유자인 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떠안게 된다. 다시 주금공의 부실은 정부 재정부담으로 이어지며 결국 국민 ‘혈세’로 메우게 된다.

◆은행권 손실, 한 해 4000억원?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내는 만기 일시상환 대출을 고정금리이면서 원금을 나눠 갚는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해주는 상품이다. 기존 대출자는 원금을 나눠 갚는 대신 금리를 최대 1%포인트 넘게 낮출 수 있다. 대출자에게 금리 혜택을 주면서 은행들은 연 3.5%대의 이자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 이후 안심전환대출 채권을 주금공에 매각하고, 이에 따라 생긴 재원으로 주금공이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을 의무적으로 매입해 1년간 보유해야 한다. 안심전환대출 채권을 매각해 생긴 자금을 또 대출하면 가계부채가 늘 것이기에 정부가 MBS 매입·보유를 의무화한 것이다.

은행은 결국 연 3% 중반대의 주택담보대출을 포기하고 수수료가 2% 초반대인 MBS를 사들이면서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안심전환대출이 은행 수익에 단기적인 영향도 끼치지만 향후 은행의 대출금리 운용과 은행이 보유하게 될 MBS를 훗날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장금리의 변동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은행의 수익성 강화를 얘기하지만 안심전환대출이나 기술금융 등 당국이 내준 과제를 다하면 수익성은 언제 강화하느냐”고 반문했다. 주금공은 안심전환대출 채권을 은행으로부터 사들이는 대로 올해 상반기 말부터 1·3·5·7·10·15·20년 만기의 MBS를 차례로 발행할 예정이다. 

2차 안심전환대출 신청 나흘째인 2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지점 출입문에 대출 상담이 늦어지고 있다는 안내장이 붙어 있다.
◆부실화 땐 종국엔 국민혈세 부담


금융위는 이런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 “은행 손실은 없을 것이며 있어도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에서 시중은행이 수익으로 얻는 예대 금리 차이는 연 0.2∼0.3%포인트 수준인데 안심대출 취급으로 이자 손실이 발생하지만 채권을 주금공에 매각하면서 이자 손실을 보전할 만큼의 채권 취급·관리수수료 수입이 생긴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안심대출 취급 시점에 약 0.2%포인트 가량의 일회성 수익이 발생하고 매년 0.1∼0.2%포인트의 수익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출자산을 양도하면서 대출채권 위험이 사라져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없어지게 된다”며 “위험가중치 하락으로 자본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시중은행이 주금공에 안심전환대출 자산을 양도하는 대신 주금공이 발행하는 MBS를 인수하는 구조다. 자산의 위험도를 평가할 때 주택담보대출은 위험가중치를 35∼70% 부과하지만 주금공 MBS는 위험가중치가 0% 수준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큰 내·외부 경기 충격으로 안심전환 대출이 부실화할 경우 그 손실은 채권소유자인 주금공이 떠안게 되는 것”이라며 “이는 정부재정 부담, 곧 국민 혈세로 메워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부터 재판매된 2차 대출 신청 물량은 3일간 6조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런 추세라면 2차 신청자 모두 대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에 따르면 2차 안심전환대출 신청 셋째 날인 1일까지 6만8762건, 6조662억원어치가 접수됐다. 사흘간 하루 평균 2조원으로 지난주 1차 접수 때 하루 평균 신청액인 4조∼6조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따라 2차 마감일인 3일까지 신청한 사람은 조건만 충족하면 모두 대출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2차 판매에선 최종 마감 후 20조원 한도를 초과할 경우 저가 주택 우선순으로 배정하게 된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피프티피프티 키나 '청순&섹시'
  • 피프티피프티 키나 '청순&섹시'
  • 박신혜 '미소 천사'
  • 이세영 '청순미 발산'
  • 뉴진스 다니엘 '반가운 손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