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스트 출신 일본인 활동가가 일본이 2차세계대전 말기 일본 현지 군 비행장 공사 현장에 끌려온 조선인 위안부 여성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전직 기자인 가와세 슌지(67)씨는 10일 통영거제시민모임이 주관한 기자회견에서 “통영과 진주 출신 10~20대 여성 20여 명이 1940년대 일본 나라현 텐리 시 야나기모토 해군비행장 군위안소에 강제 동원됐다는 사실을 1975년 8월 일본에서 재일조선인 강정시(당시 65세) 씨 등과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가와세씨는 당시 기록한 취재노트를 이날 공개했다.
가와세 씨는 “야나기모토 비행장은 세계 2차대전 중 일본이 본토에서 결전할 것에 대비해 만든 시설로 패망직전 완성됐는데 이 비행장 공사에 조선인 남성 2000여명이 강제로 동원됐고, 군 관할지 내에 조선에서 끌려온 여성 20여 명을 일본군 위안부로 혹사한 위안소가 설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문헌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위안소 실상은 전혀 알 수 없었으나 강제 동원 남성 피해자 다섯 명의 증언을 통해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고 했다.
가와세 씨는 “끌려온 여성들이 극한상태에서 군사용 메틸알코올을 마시며 배고픔을 견딘다는 소식을 들은 재일조선인 남성이 여성 중 일부를 구출해 자신이 살던 동네에 1년간 숨겨줬지만 1명은 결국 병에 걸려 숨졌고 숨진 여성의 유골을 고향인 경남 통영으로 보냈다”며 “이런 내용은 1970년대 저널리스트로 일할 때 직접 해당 남성을 인터뷰해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끄러운 역사를 후세에 알리려고 덴리 시 시민과 역사학자, 사회운동가가 힘을 모아 조선인 강제 동원의 역사를 기술한 안내판을 만들어 시립공원에 세웠는데 지난해 시가 안내판을 몰래 치워 시민운동단체들과 함께 안내판 원상복구운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까지 한국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등록한 사람은 238명이고, 이들 중 생존자는 53명이다. 이들 중 통영 출신 피해자는 6명이다.
통영=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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