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케이티에 연승 헌납… 9위로
일단 5할 승부 목표 힘 비축 계획
넥센은 지난 9일 두산의 쿠바 출신 투수 유니스키 마야에게 노히트 노런의 수모를 겪더니 11일에는 개막 11연패에 빠졌던 케이티 위즈의 창단 첫 승의 제물이 됐다. 그것도 모자라 12일에는 케이티에 연승까지 헌납했다. 넥센은 13일 현재 3할 초반대 승률(0.333)로 9위(4승 8패)에 처져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지난해까지 막강 화력을 자랑하던 타선의 집중력 약화가 우선 눈에 띈다. 넥센은 올해에도 팀 타율이 0.274(2위)로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영양가’가 없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같은 확실한 ‘해결사’가 빠지니 숱한 득점 기회를 번번이 무산시키고 있다. 여기에 새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의 극심한 부진과 5번타자 김민성, 톱타자 서건창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마운드도 불안하다. 기록이 말해준다. 넥센의 팀 평균자책점은 5.50으로 8위다. 구원 투수진이 7위(4.69), 선발 투수진은 6.15로 최하위다.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한 에이스 앤디 밴헤켄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다. 새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도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61로 부진하다. 믿었던 한현희(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5.06)는 기복이 심하고 문성현(2경기 2패, 평균자책점 9.72)마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선발진이 제몫을 못해주니 필승조인 조상우·손승락을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있다.
넥센은 일단 한현희와 문성현이 선발로 입지를 굳히고 김민성과 서건창이 복귀할 때까지는 5할 승부를 목표로 무리하지 않고 힘을 비축한다는 계획이다. 시즌이 어느 때보다 긴 만큼 초반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중후반에 가속력을 내서 포스트시즌에 나서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현재 2군에서 구위를 끌어올리는 우완 김정훈이 1군에 복귀한다면 가속력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염경엽(47·사진) 넥센 감독은 “팀이 좋을 때는 감독의 비중이 낮다. 좋을 때는 선수들이 집중하게 만들고 좋은 분위기를 오래 가져갈 수 있도록 하면 된다”며 “하지만 팀이 안 좋을 때 감독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년차에 접어든 염 감독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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