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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금융·IT 간 '이해' 아직도 부족…제휴벽 높아

입력 : 2015-04-20 17:07:22 수정 : 2015-04-20 17: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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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핀테크 성공 위해 금융과 IT 소통의 장 지속 마련"
핀테크 핵심역량 이용해야…핀테크 전문인력 양성도 필요해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금융업계와 IT업계의 이해 및 협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IT학계 관계자는 20일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핀테크에 대해 금융업계도 일정 수준 적극성을 띠는 등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며 "서로 다른 생태계를 갖고 있는 금융과 IT 두 업계가 조화를 하지 못하면 한국 핀테크에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고선 결코 협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해 없이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모든 회의들에서 성과를 얻긴 힘들다"고 강조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각각 핀테크사업팀을 꾸리는 등 과거보단 핀테크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제 서비스를 제휴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장벽이 존재해 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IT와 금융업은 새로운 서비스 출시를 접근하는 방식부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20일 "ICT업체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돈이 안되더라도 서비스를 개발하지만, 금융회사는 먼저 수익성을 따진다"며 "금융사는 수익성이 없으면 서비스 출시를 포기하지만, ICT업체는 서비스가 활성화된 이후에 수익 모델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금융권과 IT업계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말로 핀테크 서비스에 있어서도 금융은 수익성을, IT는 소비자의 편의성을 중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IT, 만남의 장 계속될 것

금융당국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판교의 핀테크 지원센터와 핀테크 지원협의체를 비롯해 금융권 핀테크사업팀과 금융감독원 내 핀테크 상담지원센터·진단포럼·원탁회의 등 금융과 IT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계속 이어간단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이 금융과 IT가 융합할 수 있는 다양한 자리를 작년 말 IT·금융융합협의체부터 꾸준히 만들어오고 있다"며 "지난 주 발족한 핀테크 지원협의체뿐 아니라 금감원에서 한 차례 개최한 원탁회의 등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탁회의도 지난번에 했던 형태를 고수하기 보단 다양한 방식을 시도할 것"이라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각자 모여 한 마디씩 자기 입장 위주로 언급하는 형태의 회의였는데 지금은 업계 간 치열하게 의견을 나누고, 회의 이후에도 논의를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다른 관계자도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선 금융과 IT가 융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국은 수차례 강조해 온 바 있다"며 "IT와 금융이 갖고 있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서로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만남의 장을 만들어 업계 간 화합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핀테크 서비스에 대해선 금융권은 편리성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필수라는 입장이고, 핀테크업계는 시장성과 기술성이 있는 서비스에 대해선 열린 자세로 임해줄 것을 요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규제 장벽이 많이 사라진 만큼 국민들에게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쌓는 일이 중요하다"며 "금융사 자체적으로 내부 보안에 신경 써야겠지만, IT기업들이 현 상황에서 최적의 보안 솔루션을 제시하는 등 안전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다른 관계자는 "보안의 특성상 100%라는 것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 보안망을 구축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체크할 것"이라며 "스타트업에 대한 인지도 등으로 시장성과 기술성이 있어도 제휴가 안되는 경우가 잦은데, 금융권에서 좀 더 열린 관점에서 접근해 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소통의 장 마련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금융학계 관계자는 "정부 당국이 소통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좋지만 보여주기 식이 돼서는 안된다"며 "IT와 금융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실질적인 논의들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금융과 IT 간 이해가 핀테크 활성화의 'Key'

지난 9일 열린 금감원의 '핀테크 원탁회의'에서 역시 금융과 IT 간 이해가 핀테크 활성화의 '바로미터'란 의견들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윤완수 웹캐시 대표는 "핀테크라는 게 결국 금융과 IT의 결합인데, 융합을 위해서는 금융이 밖으로 나와 줘야 IT가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데 아직까지 금융은 숨어 있다"며 "금융이 밖으로 나오면 IT기업의 기술력으로 창의적인 서비스들을 생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핀테크 산업 발전에 있어 인터넷의 특성을 잘 봐야 한다"며 "인터넷상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도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 수 있으며, 플랫폼 개방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유미 금감원 선임국장 역시 "기존에 핀테크 활성화를 진행하다 보니까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핀테크업체가 비즈니스를 잘 모른다는 시각이 있고, 핀테크업체에서도 벽을 느끼고 있다"며 "협업 체계도 필요하지만 양자 간 간극이 커 서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워크숍과 같은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김 국장은 또 "금융 혁신 방향에 주체들인 금융업, ICT기업, 금융당국 등이 혁신 과정을 같이 해나가자"며 "금융 혁신에 대한 변화 관리 및 소비자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와 핀테크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등을 같이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핀테크 시대를 맞이한 금융 서비스는 더 이상 국내 기업들 간의 경쟁이 아닌 해외 기업들과도 관련성이 생겨, 국내 핀테크 핵심역량 및 여러 제휴를 통해 발전을 이룩하는 것도 필요하단 주장도 제시됐다.

문영배 나이스평가정보 소장은 "금융서비스가 인터넷과 결합되면서 국경이 사라져 글로벌 핀테크 업체가 국내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게 진정한 위험"이라며 "핀테크의 혁심역량인 고객 접근성, 정보보안, 빅데이터 분석능력 등으로 기존 금융산업이 소화하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동수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역시 "금융에는 쇄국이 있을 수 있으나 기술엔 쇄국정책이 있을 수 없다"며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이 지금과 같이 발전한 것은 해외에서 잘하고 있는 것을 적시에 벤치 마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교수는 "스마트폰 도입 시 퀄컴에 많은 기술료를 지급했고, 논란이 됐지만 그 결정이 지금 스마트폰 사업의 발전을 가져왔다"며 "이렇듯 외국의 앞선 기술과 제휴하고 국내 IT기업이 이를 따라가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진 기자 truth@segye.com

<남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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