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건 당시 라이터를 켜는 것을 사진기자가 도왔으며 불이 붙자 (여러 사진기자들이) 사진을 찍어 '언론 연출'에 당한 느낌이 든다는 듯한 말을 했다.
22일 '슬로우뉴스'에 실린 인터뷰를 보면 자신을 "20대 대한민국 남자"라고 밝힌 이 남성은 "우연히 주은 종이 태극기(A4 용지크기)를 현장에서 주워 무자비한 공권력에 대한 울분을 참지 못해서 태웠다"고 했다.
이 남성은 "국가나 국기를 모욕할 거창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 태극기가 상징하는 바는 크다고 본다. 순국선열들이 죽음으로 지킨 가치, 상징이라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고의 훼손을 부인했다.
이 남성은 "울분을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한 행동으로 유족들께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너무 죄송하다"며 "너무 경솔했던 것 같다. 당시는 너무 화가 나서 그 점을 미처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태극기로 상징되는 국가를 모욕하려는 취지가 아니라 부당한 공권력에 대한 울분에서 우연히 발견한 태극기가 그려진 종이를 태운 것이다"고 국기모독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 태극기에 불을 붙일 "라이터가 (잘)켜지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기자가 '이렇게 붙이면 안 붙죠. 라이터 뒤를 누르고 있어야 붙죠'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남성은 "그 기자가 시키는 대로 하니까 잘 붙더라. 그렇게 태극기에 불이 붙으니까 현장에 있는 기자들, 약 10여 명의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우르르’ 달려왔다"라며 "사진기자들에게 찍혀서 얼굴이 유포되면, 직감적으로 마녀사냥을 당할 것 같아 황급하게 얼굴을 가렸다"고 했다.
태극기가 불이 붙자 "뜨거워서 종이 태극기를 떨어뜨렸을 때 다른 집회 참석자가 다가와서 태극기에 물을 부었다"고 했다.
이 남성은 경찰 수사에 대해 "불안하다"면서 "'그림 나오는 사진’을 연출한 언론에 휘둘리는 경찰 모습이 여전히 실망스럽다"고 했다.
'일베 회원의 자작극’이라는 소문에 대해 이 남성은 "일베 회원들도 존중하지만, 나는 일베 회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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