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런 생각이? 책속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문제는 어떻게 발견하고 캐내 내 것으로 만드냐는 것. 최근 리더가 갖춰야할 덕목으로 '창조'가 떠오르는 상황에서 전문위원 포퍼(필명) 씨는 '리딩 크리에이티브' 코너를 통해 책 속에서 발견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전할 예정이다. 소재는 실용, 인문, 동화 등 영역에 구애받지 않는다. 쉽고 간결한 독서 가이드를 통해 일과 여가를 살찌울 텍스트를 콕 짚어줄 예정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16세기 프랑스 사상가 몽테뉴가 이 말을 듣는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아마 그는 허탈하게 웃으며 이렇게 대꾸할 것이다. "그런 터무니없는 말일랑 집어치우시오. 청춘은 너나 할 것 없이 행복해야만 하오."
몽테뉴는 대표작 '수상록'에서 '인생 그 자체가 목표이자 목적'이라고 단언했다. 숨쉬는 매 순간이 가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몽테뉴가 도출하는 결론은 '숨이 멎는 순간까지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몽테뉴의 입장에서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은 고통을 감내해도 좋다는 태도는 얼토당토 하지 않다. 하루 일분 일초가 소중한데 그 순간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아 낼 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춘이든 노인이든 아파야 할 이유는 없다.
누구나 그렇듯이 젊은 시절 몽테뉴도 '아프니까 청춘'을 믿었다. 그러면서 늘 죽음을 두려워하며 항상 어떻게 살아야 할지 노심초사했다. 그런데 하나의 사건이 그의 인생관을 뒤바꿔 놓는다. 낙마 사건이다.
귀족 출신인 몽테뉴는 말타기를 즐겼다. 그런데 어느날 그만 말에서 격하게 떨어지고 만다. 중태에 빠지고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한다. 혼절 상태에서 며칠 만에 회복되자 무언가가 몽테뉴의 머리를 내리친다.
순간순간 죽음을 상상해보자. 말이 발을 헛디뎠을 때, 지붕에서 기와가 떨어졌을 때, 핀에 살짝 찔렸을 때, 즉시 이렇게 자문해보자. "이것이 죽음 그 자체라면 어떡하지?"
당신이 병이든 사고든 갑자기 절명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 일분일초가 세상 그 어떤 금은보화보다 귀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속된 말로 죽으면 끝인 것이다. 몽테뉴는 죽음을 사유하면서 왜 사느냐는 철학의 근원적 질문에 해답을 찾았다. 어찌 보면 역설적이다. 때때로 쉬운 문제인 것 같은데 좀처럼 답을 못 찾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곧잘 몽테뉴처럼 역설적 발상이 돌파구가 된다.
"죽음에 대해 걱정하지 마라"가 그에게 가장 기본적인 신조가 되었다. 이 신조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 중에서 가장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이 해답은 살 길을 열어 준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 모르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그때가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자연이 소상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일러줄 것이다. 자연이 그 일을 완벽하게 처리할 테니 그 문제로 고민하지 마라.
죽음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을 달리 표현하면 '매 순간을 행복하게, 가치있게 살아야 한다'가 된다. '하루 하루 참고 견디다 보면 행복한 미래가 올 거야'라는 희망은 부질없다는 게 몽테뉴의 견해다. 그는 '한 번 써버린 시간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 깨우쳐준다.
몽테뉴의 삶을 다룬 책 '어떻게 살 것인가'(책읽는수요일)는 삶의 지혜를 20가 항목으로 정리한다. 첫 번째 항목 '죽음을 걱정하지 마라'과 마지막 항목 '인생 그 자체가 해답이 되게 하라'에 몽테뉴 인생관의 엑기스가 담겨 있다.
<라이프뉴스 전문위원>
<남성뉴스>남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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