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경의 인더스토리]소중한 내 피부 '아기피부' 만들려면?

20대女 한달간 화장품 30개 사용…남성도 15개
중국發 특수…화장품 무역수지 2012년 첫 흑자

화장품을 생각하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비누를 쓰면 피부가 나빠질까? 여드름이 많이 나는 사람은 세수를 자주 하는 것이 좋을까? 피부 건강을 위해서는 이중세안을 하라?

피부 관리와 관련해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오해들로, 답은 전부 ‘아니다’이다.

비누는 약알카리성(pH 8~9)인 반면 피부는 약산성(pH 5~6)이어서 비누로 세안할 때 나타나는 화학반응은 중성화 작용으로 건강한 일반 피부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적절한 세안은 중요하지만, 너무 자주 하게 되면 피부를 과도하게 건조시켜 자극에 민감해져 오히려 피부염이 잘 생긴다. 게다가 일시적으로 피지분비를 늘려 여드름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중세안도 진한 색조화장을 클렌징오일로 지우거나 자외선차단제를 바른 경우, 요리나 청소 등으로 피부 오염이 심할 때에나 필요하다. 깨끗이 세안 후 자고 일어난 아침에는 물로만 씻어도 충분하다.

화장품 유형별 사용률(%) 및 사용개수(개).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은 한 달간 평균 27.4개의 화장품을, 남성은 13.3개를 각각 소비했다. 특히 화장품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남·여 모두 20대로서 한 달 평균 여성은 29.8개, 남성도 15개나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대도 한 달 동안 24.1개를 소모했다. 30대는 평균 28.3개를 썼고, 40대(26.7개)와 50대(26.6개)의 경우에는 평균 사용 개수가 비슷했다. 극심한 내수침체에도 외모와 미용에 대한 관심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화장품 구입을 위한 소비자 지갑은 닫히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준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은 7조9720억원으로 전년도인 2012년 7조1227억원에 비해 11.9% 증가했고 수출은 12억8341만달러로 같은 기간 20.3% 급증했다. 생산실적의 경우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이 11.4%로 확대됐고 수출은 2년 연속 20% 넘게 성장했다.

특히 20%를 초과한 수출 증가세와 소폭 감소한 수입이 맞물리면서 국내 화장품 무역수지는 2012년 사상 처음으로 8926만달러(원화 약 96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그 이듬해인 2013년에는 2012년보다 3배 이상 폭증한 3억1145만달러(약 3350억원) 흑자를 냈다.

이처럼 화장품 무역수지가 2012년 이래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것은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화권에 대한 수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류 열풍을 등에 업은 중국발(發) 특수까지 겹치며 한국 화장품업계는 나 홀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화장품을 생각하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 많이 쓰는 만큼 많이 알까…화장품에 대한 오해와 진실

흔히 화장품은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대부분의 화장품은 상온(10~25℃)에서 보관하도록 개발되므로 지나치게 덥거나 추운 환경이 아니라면 제품이 변질되지 않는다.

다만 냉장고에 일단 들어간 제품이라면 다시 꺼내놓지 않는 게 낫다. 급격한 온도 차이로 인해 내용물이 상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식약처는 “청량감을 위해 화장품을 냉장 보관했다면 잦은 온도 변화로 화장품이 변하지 않도록 계속 냉장 보관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홈메이드 화장품이 최고 안전하다는 맹신 역시 금물이다. 화장품 제조 시 활용한 재료 및 방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하면 되레 피부를 해치는 제품을 만들어 쓸 수 있는 까닭에 홈메이드라고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특히 유기농 화장품의 모든 원료가 유기농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하자. ‘유기농 화장품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보면 유기농 화장품은 전체 구성성분 중 95% 이상이 동·식물 등에서 유래한 원료이고 전체 10% 이상이 유기농 원료로 구성돼 있는 제품 또는 물과 소금을 제외한 전체 구성성분의 70% 이상이 유기농 원료로 구성된 화장품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유기농 화장품은 원칙적으로 친환경적인 원료로 제조한 상품이지만, 소비자의 안전과 제품의 안전성을 위해 자연에서 대체하기 곤란한 17종의 합성원료에 대해서는 5% 이내에서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식약처는 “유기농 화장품이 아무리 좋은 천연유래 성분을 함유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피부와 맞지 않으면 이런저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본인의 피부에 적합한 제품을 이용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일반 화장품과 동일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을 생각하고 인공적인 물질의 사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유기농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화장품을 생각하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 현명한 화장품 구매 및 소비…소비자피해 대처법은?

식약처 발표에 의하면 화장품 포장에는 사용기한, 사용상의 주의사항, 성분 등 다양한 정보가 포함돼 있으므로 표시사항을 먼저 확인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화장품 용기에는 제품에 사용된 모든 성분이 함량이 많은 순서로 기재되며, 함량이 적더라도 주의 깊게 봐야할 성분이 있으므로 평소 꼼꼼하게 확인하고 따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게 식약청의 조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초화장품은 성분이 적은 것이 좋다거나 성분이 비슷하다면 가격에 상관하지 말라는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의식은 모두 오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능성화장품은 의약품처럼 단기간에 뚜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과대광고에 현혹돼 오·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화장품을 구매하는 경우 질병 치료 혹은 예방 등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광고 등에 현혹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알러지나 피부자극과 같은 이상반응이 일어나면 즉시 사용을 중지하고, 사용 중지 후에도 이상반응이 계속되면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화장품에 의한 피부자극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화장품을 선택하기 전에 얼굴이 아닌 귀밑 등의 피부에 적은 양을 발라 테스트를 해 보는 습관도 필요하다.

현재 식약처는 화장품 허위 및 과대광고를 근절하기 위해 화장품 표시·광고 위반에 대한 처벌기준을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화장품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식약처는 허위·과대광고에 대한 점검 및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제품 하자가 발생해 보상요구를 하기 위해서는 제품과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상반응 발생 즉시 의사의 진단서 및 소견서 등 객관적인 입증자료를 구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식약처는 “화장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됐을 경우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 따라 제품교환 또는 환불 조치를 받을 수 있으므로, 제조업체에서 검사 등을 위해 제품을 보내라고 하는 경우엔 이물질 혼입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제품사진을 찍은 후 보내라”고 충고했다.

이밖에 길거리 판매 제품의 경우 구입 이후 문제가 생겼을 때 판매자와 연락이 되지 않거나 환불이 힘든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무료테스트 등에 속아 구매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박일경 기자 [e-mail]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