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네팔·프랑스 구호요원들이 28일(현지시간) 카트만두 시내에서 무너진 건물 속에 갇혀 있던 리시 카날(28·왼쪽)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카날은 25일 네팔 전역을 강타한 규모 7.8 지진으로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가 무너진 지 82시간 만에 구조됐다. |
dpa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 재난 현장에서는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25일 지진으로 무너졌던 아파트에서는 리시 카날(28)이 매몰 82시간 만에 네팔·프랑스 연합구조팀에 의해 구조됐다. 현지 네팔타임스는 지진 발생 당시 7층짜리 건물 2층에 있었던 카날이 무너진 기둥에 다리가 부러진 상태로 사경을 헤맸다고 전했다. 프랑스 구조팀은 “살려 달라”는 그의 비명을 들은 뒤 네팔 경찰과 함께 6시간의 사투를 벌여 그를 구해냈다. 카날은 AP통신에 “입술이 갈라지고 손톱이 하얗게 변하면서 구조에 대한 희망을 버렸다”며 “목이 너무 말라 내 오줌을 마셨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카트만두 외곽에서 무너진 건물에 갇힌 지 62시간 만에 햇빛을 본 존 KC 사연을 전했다. 네팔 군당국은 전날 중국·터키 연합구조대가 빈민촌 중 하나인 발라주 지역에서 이 남성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앞서 발라주에선 같은 날 찬드라 와니 가자무(35)가 53시간 만에 구조됐다.
네팔 당국이 수색 지역을 카트만두 외곽과 산간지대까지 확대했지만 전반적인 피해 규모도 확인하지 못할 정도로 구조작업은 큰 진척이 없다. 이에 가족과 친척의 생환 소식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네팔인들의 분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카트만두 의사당 앞에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반정부 집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NYT에 “정부의 무능력과 어이없는 대책, 만연한 부패로 이번 지진이 점차 인재(人災)가 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네팔 당국이 지진으로 끊긴 도로·통신망을 핑계로 제대로 재난구역에 구호인력을 보내지 않고 있는 데다 외국을 의식해 자국민보다 히말라야의 외국인 등반객에게 구호장비를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네팔 관리들은 세계 각지에서 답지하고 있는 구호품을 제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우선 배분하고 있다고 시위대는 성토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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