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총총한/ 맑은 새암을 들여다본다/ 저 깊은 땅속에/ 편히 누운 넋 있어/ 이 밤 그 눈 반짝이고/ 그의 겉몸 부르심 같아// 마당 앞/ 맑은 새암은 내 영혼의 얼굴”
김영랑의 시 ‘마당 앞 맑은 새암을’(1935년)에서 권씨는 “시인은 저 깊은 땅 밑에 사로잡힌 넋을 불러낸다”면서 “이렇게 해서 우물이라는 장소는 시공간을 초월한 현실적 자아와 무의식적 자아가 만나는 공간이 된다”고 분석한다.
“내가 부른 노래/ 내가 부르지 못한 노래들이/ 우르르/ 불 켜들고 내달려오는/ 나일 줄이야/ 이 찬란한 후회가 나일 줄이야”
고은의 ‘자화상’(1997년)에서는 “시인은 무의식에 억압되어 있던 무의식의 기표를 통해 진실하게 살지 못한 내면의 얼굴을 무의식적으로 노출시킨다”고 본다. 최동호 시인은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시인의 영혼은 물론 독자들 마음속 깊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얼굴을 투시하는 새로운 통찰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추천사에 썼다. 지은이는 “이 책에 수록된 자화상들이 자신의 분열된 정체성을 무의식에서 불러모으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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