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이 내놓은 작품은 영상설치작품 ‘축지법과 비행술’(The Ways of Folding Space & Flying)이다. 이숙경 커미셔너(영국 테이트미술관 큐레이터)의 주도로 문경원·전준호 작가가 제작한 이 작품은 유리벽과 곡선형벽 구조인 한국관에 10분20초짜리 7개 채널이 영상으로 설치된 작품이다. 종말적 재앙 이후 지구의 육지 대부분이 물속에 잠겨 한국관이 부표처럼 떠도는 상황에서 한 인물이 겪는 이상한 경험과 의도된 만남을 영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관은 개관 전부터 영국 가디언, 프랑스 르 피가로 등 해외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영상설치작품 ‘축지법과 비행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올해 56회째를 맞은 베니스비엔날레는 오는 11월22일까지 6개월 동안 계속된다.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라는 주제로 나이지리아 출신 오쿠이 엔저위 총감독이 주최하는 본 전시는 한국 작가 김아영, 남화연, 임흥순이 초대돼 관심을 모은다. 한국 작가기 본 전시에 초청된 건 6년 만이다. 주로 비디오, 사운드, 이미지, 텍스트와 내러티브 구조를 이용해 작업해 온 김아영의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 기름을 드립니다, 쉘3’는 전시장에서 공개된 이후 현장 프리뷰에서 관객이 줄지어 관람했다. 이 작품은 자본, 중동 근로자, 문명사 속의 석유에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물질이자 에너지원으로서의 석유와 이를 둘러싼 국제외교, 초국적 정유회사 등에 대한 자료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구현한 실험적 내러티브 작품이다.
권영빈 한국문화예술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개관식에서 국내외 미술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비엔날레 조직위에서 인정하는 병행 전시로 벨기에 보고시안재단이 주최하는 ‘한국의 단색화전’도 팔라조 콘타리니 폴리냑에서 개막했다. 보고시안재단은 1992년 로버트 보고시안과 그의 두 아들이 브뤼셀에 설립한 비영리 문화재단이다. 한국의 단색화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가 최근 몇 년간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용우 전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가 초빙 큐레이터로 기획을 맡은 이번 단색화전에는 1970년대 후반 이후 각자의 작품 세계를 살려 단색화를 구사해 온 박서보·정상화·하종현 등 대표작가 6명의 작품 70여점이 출품됐다. 행사를 마련한 국제갤러리는 “1970년대 한국 현대 미술의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되는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을 전 세계 미술인들에게 선보이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의 설치미술가 이매리는 상하이 히말라야 뮤지엄 주최로 개인전을 연다. 이 밖에 22개국 40명의 작품을 전시하는 ‘나인 드래곤 헤즈’에는 박병욱·유정혜·신유라 등 한국 미술가 10여명이 참가하는 등 다양한 한국 미술이 베니스에서 소개된다.
베니스=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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