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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수중서 핵탄두 미사일 쏘면 KAMD·킬체인 무용지물

입력 : 2015-05-10 19:16:34 수정 : 2015-05-10 22: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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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새 안보위협 급부상
‘북극성-1’ 선명 북한이 지난 8일 함경남도 신포 앞 동해상에서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 바다 속에서 공중으로 솟아오른 이 미사일은 모의탄도탄(더미탄)으로 150여m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9일 노동신문을 통해 이 탄도탄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했는데, 동체에는 ‘북극성-1’이란 붉은색 글씨가 적혀 있다. 한·미 군당국은 지난해 북한이 지상에서 모의탄도탄 사출시험을 할 때 이를 ‘KN-11’로 명명했다.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성공이 한반도의 새로운 안보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북한이 한반도 수중 어느 곳에서도 핵탄두를 탑재한 SLBM을 발사할 기술을 거의 확보한 반면 우리 군의 대응 능력은 미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알려진 북한의 신형 잠수함 건조와 수직발사관 동향 등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의 작전과 대비태세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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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SLBM 초보 비행수준… 곧 장거리 비행 시험할 듯


군사전문가들은 일단 북한의 이번 수중 시험발사가 “잠수함에서 발사한 탄도탄이 수면 위로 튀어 오르는 수준” 정도로 평가했다. 수면 위로 솟아오른 탄도탄의 로켓 추진장치가 점화돼 장거리 비행에 나선 것이 아니라 잠수함 내 발사 플랫폼(발사관)을 이용해 물 밖으로 튀어나온 단계라는 것이다. 군 당국도 비행이 아닌 사출시험 단계로 실제 비행 거리는 150여m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북한이 쏘아 올린 탄도탄은 ‘더미탄’(모의탄)일 가능성이 높다. 통상 잠수함용 수직발사관 개발 과정은 지상과 해상 시험을 순차적으로 거친 뒤 수직발사관을 잠수함에 장착하고서는 더미탄으로 사출시험을 하는 과정을 밟는다. 더미탄은 탄두에 고폭탄을 탑재하지 않고 탄 하단부에 추진 장약만을 넣게 된다. 잠수함에서 발사된 더미탄은 부력에 의해 수면까지 도달한 다음 수면에서 추진 장약이 점화돼 공중으로 날아가도록 설계돼 있다.

참관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시험 발사를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9일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 중순부터 이러한 수직발사관을 이용한 잠수함 발사용 탄도탄 사출 시험을 육상과 해상에서 번갈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1년도 채 안 돼 잠수함에 수직발사관을 설치하고 탄도탄을 쏘아 올리는 단계에까지 도달해 SLBM 개발 속도가 급진전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개발 과정에 비춰 북한은 고폭탄을 탑재한 SLBM을 잠수함에서 쏘아 올리는 데까지 기술적 진보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조만간 SLBM 사출 단계를 넘어 로켓 추진장치를 이용, 장거리 비행에까지 나서는 시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준타격 위협과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이 잇따르자 최윤희 합참의장(오른쪽 두 번째)이 9일 경기도 평택 제2함대 사령부를 찾아 장병을 격려하며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합참 제공
◆군의 작전대비 태세에도 변화가 불가피


문제는 핵무기를 1t 이하로 소형화하면 SLBM에 충분히 탑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우리 군의 작전대비 태세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를 막거나 대응할 만한 가용 수단은 현재로선 거의 없는 실정이다. 2020년부터 2030년까지 3000t급 잠수함 9척을 전력화하고,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이지스함 3척을 추가 건조하는 정도가 대잠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전력 확보로 분류된다. 우리 군이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와 ‘킬 체인’(Kill-chain)은 북한 지역의 지상에서 발사하는 핵과 미사일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하층용 방어체계다. 북한이 잠수함을 이용해 우리 해역에 침투, 은밀하게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면 KAMD체계와 킬체인으로는 방어가 불가능하다. 잠수함을 탐지하는 장비나 잠수함 공격용 무기, SLBM 탐지 및 요격무기 개발이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개정된 한·미원자력협정을 바탕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7일(현지시간) 한국이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으로 핵원료 재활용의 길이 열리면서 핵잠수함 3척의 건조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아직까지 핵추진 잠수함 건조 가능성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SLBM 위협을 과장해 부각시킬 필요는 없지만 전방위 감시태세 구축 등 대비태세에 분명한 추가 과제가 생겼다”며 “한 방 맞으면 우리도 때릴 수 있다는 대응전력 및 체계 구축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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