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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은 왜 슈퍼우먼이 되어야 하는가

입력 : 2015-05-14 19:43:38 수정 : 2015-05-14 19: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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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집에 오면 애 보랴, 집안일 하랴 녹초…하루 수십 번씩 서랍 속 사표 넣었다 뺐다…남편 역할분담 필수… 남녀차별 더이상 NO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저녁상 차리고 설거지하고 빨래 좀 개다가 애를 재우면서 함께 잠이 든다. 아이들은 유독 엄마를 더 많이 찾아 직장 일 마치고 귀가하기 바쁘다. 이런 생활을 하는 워킹맘들은 마음 놓고 야근도 못하고 회식 참석은 꿈도 꾸지 못한다.

같은 회사 남자 직원들은 이런 워킹맘을 향해 회사일에 책임감이 없다고 불평할지도 모른다. 나처럼 친정이 4시간 거리에 있다면 하루에 수십 번 서랍속 사표를 넣었다 뺐다 해야 하는 심정을 알 리 없을 것이다.

여성이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건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터로 나간 남편들을 대신해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때부터 여성들은 아이를 보며 일도 하는 슈퍼우먼이 됐다.

맞벌이 주부는 아이들 보고 집안일 하느라 퇴근 후 귀가하기 바쁘다.
시대적 상황이 변한 지금은 어떤가. 영향력 있는 여성 CEO에, 여성이 대통령인 이 시대에 우리가 필히 생각해야 할 건 “왜 슈퍼우먼이 될 수밖에 없는가”이다. 집에서 내조만 하는 전통적인 아내상이자 엄마의 역할을 버리고 사회생활을 선택한 죄책감 때문에 슈퍼우먼이 되려는 건 아닐까. 미래의 우리 딸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슈퍼우먼을 선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사회생활을 하는 남편과 아내는 집안일도 똑같이 나눠 나름 역할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먼저 남편들도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자는 아이를 낳고 기르며 하루 종일 아이들과 놀아줘야 한다는 관점은 먼 옛날 얘기다.

역할 분담이 필요치 않다면 남편이나 아내 중 한쪽은 집안일을 전담하면 된다. 아내가 집안일을 도맡아야 한다는 건 현시대에 맞지 않고 선입견일 수 있다. 이럴 바에는 당장 워킹맘이라는 단어부터 사라져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일하는 엄마 아빠는 똑같아야 한다. 집에 있어야 할 엄마가 밖에서 일하는 것이 가족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분위기 조성으로 자라는 아이들에게 남녀 차별성을 둬 가르쳐서는 안 된다. 사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여성 인재를 죄책감까지 심어주면서 놓쳐 버릴 수도 있다.

워킹맘은 왜 슈퍼우먼이 될 수밖에 없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일에 대한 생각과 집에 있을 아이들과 남편의 저녁식사를 동시에 고민할 뇌 구조가 되어 있기에 슈퍼우먼이 불가피한 것 같다.

그래도 엄마 아빠가 같이 앉아 빨래를 개고, 남편이 청소기를 돌리면 내가 걸레질하고, 내가 밥상을 차리면 남편이 설거지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어쨌든 엄마가 일하는 것이 가정의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김은서 리포터 yoyiii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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