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인터넷전문은행, 황창규 회장이 숨겨둔 '신의 한수'될까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관련해 은행 두 곳과 IT기업 두 곳 등 총 네 곳을 대상자로 선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21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시중은행 1곳, 지방은행 1곳과 IT기업 두 곳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내주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을 4곳 설립하기로 하고 시중·지방은행 각 한 군데씩 총 두 군데, IT기업은 다음카카오와 KT를 그 대상으로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다음카카오와 KT이 가장 유력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대상으로,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은 경합중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다음카카오는 그 동안 대내외·공개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참여에 대해 태스크포스팀 운영 등 정부안이 나올 경우 적극 고려할 것이라며 설립 의사를 밝혀온 바 있다.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14일 다음카카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부적으로 모바일 은행 TF(기동팀)를 구성해 검토하고 있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은 라이선스(인가)와 관련한 요인도 있고 정부 규제나 법률과 관련한 변화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부가가치 창출 능력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KT의 경우에는 공개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선언한 바 없어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핀테크 관련 협약을 적극적으로 체결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해오고 있어 황창규 회장이 숨겨둔 ‘신의 한 수’가 될 지 주목된다.
KT는 지난 2월 우리은행과 사물인터넷(IoT) 및 핀테크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지난 4월엔 대구은행과 핀테크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경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운영하면서 금융당국 및 은행·카드 등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핀테크 지원센터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는 등 핀테크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은행권의 경우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희망하고 있는 은행사들이 예상보다 많아 금융당국이 은행권 설립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면밀히 검토한 뒤 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6일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세미나'를 주관해 그간 금융위원회 등의 참여로 운영돼 온 인터넷전문은행 TF팀에서 검토해 온 내용을 발표하고,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방안·사업모델·규제 등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각계각층과 논의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관련해 그간 나온 의견들을 검증·확인 및 은행법 개정 등 법 개정 방향까지 최대한 고려해 오는 6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정부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당시 "인터넷 전문은행을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해외 성공사례 및 실패사례를 면밀히 살펴보고 원인을 분석해 어떻게 하면 보다 성장가능성 있고 지속가능한 인터넷 전문은행을 만들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우려되는 부작용은 최대한 줄일 수 있는지 차근차근 고민하고, 하나하나 결정해 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박종진 기자 tru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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