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최소 면적·최소 기간만 허용”… 협상 진통 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 종료 시점과 연장을 놓고 환경부와 서울, 인천, 경기도의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협상은 인천시의 버티기에 서울시를 축으로 환경부와 경기도가 압박하는 모양새다.
인천시 서구에 조성된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건설폐기물 등을 처리·매립하는 곳이다. 24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수도권매립지는 2016년 말이면 더 이상 이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1992년 개장됐다. 24년간 쓰레기를 묻으면 1485만㎡ 면적의 현 매립지가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약속대로라면 인천시의 주장이 맞지만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한 서울시 등은 완강하다. 그동안 서울시 등은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발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러다가 2010년부터 매립지 사용기간을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현 매립지의 시설 용량에 충분한 여유가 있으니 30년 이상 더 사용하자는 논리였다. 개장 당시의 예상과 달리 1995년 쓰레기종량제 도입 이후 배출되는 쓰레기 양이 줄어들면서 매립지의 상당 부문이 비어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인천시는 매립지 지분 이양, 매립지관리공사 관할권 양도, 매립지 인근 지역에 대한 실질적 지원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협상 결과 서울시와 환경부가 부가가치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매립지 지분 전체(서울시 71.3%, 환경부 28.7%)를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매립지는 당시 서울시가 환경관리공단의 예산으로 조성한 탓에 인천시 지분은 전혀 없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할권도 양도하겠다고 했다. 쓰레기 반입 수수료는 현재보다 50% 인상해 납부하겠다고 전했다.
인천시로서는 주민들의 반응을 살펴야 했다. 더구나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2016년 말 종료’를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인천시는 여론을 수렴한 뒤 ‘사용기간을 연장한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면적, 최소한의 기간으로 한정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결국 협상의 관건은 매립지 사용 기간으로 모아졌다. 서울시는 매립이 이뤄지지 않은 3매립장(307만1000㎡), 4매립장(338만㎡)을 더 사용하자고 주장한다. 현재의 반입량이라면 두 곳 모두 19년 정도씩 더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인천시는 3매립장 1공구(103만㎡)까지만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계 기한으로 6∼7년을 상정했다는 이야기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12월부터 4자협의체를 구성해 협상해 왔지만 최대 난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협상 진통으로 ‘쓰레기대란’ 가능성도 생기고 있다. 3매립장을 사용할 경우 최소 3년이 필요하다. 당장 공사에 나서더라도 2018년 중반에나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인천=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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